위고프로, 마운정이라고 들어봤나?

[팩트체크] 비만치료제 가장하는 일반식품

by 선정수

1. 오늘 팩트체크 주제는 <의약품 사칭하는 일반식품>입니다. 정부가 단속에 나섰다고 하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먼저 살펴보죠.

-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6년 3월 5일, 비만치료제 등 의약품과 유사한 명칭을 내세워 식품을 의약품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부당광고에 대해 3월 5일부터 3월 19일까지 집중 점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점검은 최근 제품명에 비만치료제인 위고비, 마운자로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거나, 비만치료제와 동일·유사한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 식품의 온라인 판매가 성행함에 따라 부당광고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식약처는 밝혔습니다.

식약처는 비만치료제 표방 식품제조업체에 대해 부당한 표시·광고 등 법령 위반 사항에 대해 점검하고, 온라인 쇼핑몰에서 식품을 의약품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 게시물에 대해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부당 광고한 업체에 대해서는 행정처분, 사이트 차단 등 조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2. 약사회에서도 관련 내용에 대해 주의보를 발령했다면서요?

- 식약처 점검이 나오게 된 계기는 대한약사회의 소비자 주의 발령 때문인데요. 약사회는 지난달 27일 소비자 혼동을 유발하는 건강기능식품이나 일반식품 등에 대한 소비자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의약품과 명칭 또는 외형이 유사한 기타 가공품으로 분류되는 일반식품(이하 일반식품)이 시중에 유통이 늘어나면서, 이로 인해 치료 지연 또는 오남용 등 건강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건데요.

약사회는 이번 사안이 단순한 제품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건강 안전과 직결된 문제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당뇨병·비만 치료제를 연상시키는 명칭을 사용하는 제품이 유통되면서, 의약품으로 오인될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부 제품은 패키지 색상과 디자인 구성까지 의약품과 유사하게 제작돼 혼동 위험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3. 이런 내용이 발표될 때마다 국민들은 참 답답한데요. 도대체 어떤 제품인지 이름이 공개되지 않을 때가 많단 말이죠. 이번은 어떤가요?

- 약사회가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한 제품은 전문의약품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겨냥한 위고프로, 마운자로를 겨냥한 마운정이라는 일반식품입니다.

이름도 비슷하지만 포장에 사용된 그래픽, 폰트 등 디자인이 전반적으로 의약품과 유사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판매사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제품 사용 후기를 통해 다이어트 효과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나서 효과를 봤다. 이런 것을 강조하는 것이죠.

'드디어 국내 출시', '먹는 마운정' 이런 문구를 사용해서 먹는 마운자로인 듯한 뉘앙스를 풍기는데요. 전혀 상관없고요. 이 제품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제품이기 때문에 '드디어 국내 출시'라는 문구는 그냥 해외에서 판매되는 제품인 것 같은 인상을 주려는 장치 정도로 보입니다.

위고프로는 '먹는 위고프로 국내 출시' 이렇게 홍보합니다. 그리고 두 제품 모두 '특허 출원'을 강조하는데요. 많은 분들이 잘 모르시고, 이런 문구에 혹하시는데요. 특허라는 것은 어떤 발명의 산업상 이용가능성, 신규성, 진보성을 심사해 보호하는 제도입니다. 특허를 받았다고 해서 나라가 효능을 인정한 것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 많은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4. 특허는 나라에서 내주는 거니까, 특허를 받은 제품은 효능과 효과를 나라에서 인정했다는 뜻이지 않을까요?

-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의 효과를 판단하는 방법은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입니다. 사람이 먹어보고 나서 안 먹은 사람과 비교해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판단하는 절차인데요. 제조사가 엄격한 임상실험을 거쳐서 관련 실험 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하면 심사를 거쳐 허가를 내줍니다. 특허는 지식재산처에서 심사하고 제품의 신규성과 독창성을 주로 봅니다.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이 효과기 있다 없다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사용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제품들은 '특허를 출원했다'라고 강조하는데요. 특허 출원은 내가 이런 제품을 발명했으니 특허를 달라고 신청한 것에 불과합니다. 심사를 거쳐 특허가 나오게 되면 '특허 등록'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러니까 '특허 출원'이라는 것은 어떤 발명으로든,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제품의 효능 효과를 입증하는 것과는 무관합니다. 서류를 갖춰서 수수료를 내고 신청했다는 의미 밖에는 없습니다. 이런 제품들은 대부분 원료 물질이 어떤 효능 효과를 갖도록 만들었다 이런 취지로 특허를 출원합니다.


5. 원료 물질이 효과가 있다면 제품도 효과가 있는 것 아닐까요?

- 원료 물질에 특정 효능효과를 나타내는 성분이 들어있을 수 있는데요. 문제는 그 성분이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을 섭취해야 하느냐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걸 밝히기 위해서 하는 게 임상실험이고요. 그런데 일반 식품은 말 그대로 식품이기 때문에 이런 임상실험을 거치지 않습니다. 따라서 얼마 정도를 먹어야 어떤 효능과 효과가 나타나는지 입증할 자료가 전혀 없는 것이죠. 일부 제품은 논문으로 입증됐다고 이야기를 하는데요. 대부분 상관없는 논문이거나, 제조사가 연구비를 댄 경우가 많습니다. 주의해야 하고요. 가장 쉽게 구별하는 방법은 제품 옆면에 적혀있는 제품 관련 정보를 보고 '건강기능식품'인지, '일반식품'인지 확인하는 겁니다. 의약품은 인터넷으로는 팔 수 없게 돼 있으니 '살 빼는 약'은 인터넷을 통해서 구매할 수 없는 것이고요. '기타 가공품', '고형차' 이런 식으로 적혀있는 것들은 일반식품입니다. 일반식품인데 의약품인 것처럼 광고하면 식품표시광고법 위반이고요.

후기가 어떻게 생성되는지 여러분도 잘 아실 겁니다. 식당에 가면 좋은 후기 SNS에 올리고 보여주면 음료수 하나 공짜로 드릴게요. 이런 마케팅 많잖아요. 이런 제품도 마찬가지입니다. 후기에 아무리 효과 봤다는 글이 많아도 속지 마십시오. 아무도 검증하지 않습니다. 식약처 또는 지자체가 단속해야 하는데, 항상 일손이 달리는 형편이죠. 문제가 터지고 나서야 단속하고 적발하는 구조입니다. 이런 제품의 후기는 100% 신뢰할 수 없다고 생각하시는 게 사기당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6. 의약품인 척하는 일반식품이 판을 치는 구조가 있다고요?

- 기능성을 표방하는 일반식품을 만드는 제조사가 여럿 있습니다. 영양제를 만들어서 팔고 싶은 의뢰인이 이 회사를 찾아갑니다. 그럼 이 제조사는 100만 원 정도를 받고 원가 30만 원 정도의 제품을 100병 정도 만들어 줍니다. 콘셉트도 잡아주고, 디자인도 해주고, 홍보 방향도 알려줍니다. 일반식품으로 만들기 때문에 별다른 규제를 받지 않습니다. 그럼 제품을 받아온 판매업자가 마치 굉장한 효능이 있는 것처럼 꾸며내 광고를 합니다. 소비자들은 돈 버리는 심정으로 산다, 효과 없으면 그만이지 큰 탈 나겠어, 이런 생각으로 구매합니다.

식품 원료로 만든 거니까 정상적으로 관리된 원료로 만들었다면 큰 탈은 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비싼 돈 주고 기대했던 약효는 나오지 않습니다. 왜냐면 약이 아니니까요. 이런 제품들 보면 구구절절이 효과를 강조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제품이 아닌 원료적 특성에 대한 설명입니다.><제품이 아닌 건강정보입니다.><제품과 무관한 건강정보에 관한 내용입니다.> 이런 표현이 자주 등장합니다. 왜냐면 효과가 없는데, 효과가 있는 것처럼 꾸며내야 하고, 나중에 문제가 됐을 때 빠져나가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원료를 가지고 한 실험을 살펴봐도 약으로 쓸 만큼 효과적이라고 밝혀진 논문은 없습니다. 약으로 쓸 수 있을 만큼 효과적이면 약으로 쓰죠. 왜 일반 식품으로 만듭니까?


7. 이번에 이슈가 된 건 비만치료제를 표방하는 일반식품인데요. 다른 품목에도 이런 사례가 많나요?

- 다이어트, 피부, 관절, 두뇌를 헬스케어 4대 요소라고 부르며 업체들이 집중 공략하고 있는데요. 여드름 치료, 피부재생 등을 표방하는 제품, 관절 치료제, 관절영양제, 뼈 건강식품을 표방하는 제품, 기억력 개선, 집중력 향상, 두뇌 건강, 두뇌 영양제 등을 표방하는 제품들이 있습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제품 옆면에 의약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으로 표시돼 있는지 확인하시고, 일반식품이나 과채가공품, 기타 가공품, 고형차 등으로 표시돼 있다면 약효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화장품도 일반 화장품인데 기능성을 강조하거나 약인 것처럼 광고하는 제품들이 많죠. 바르기만 하면 쥐젖이 떨어져 나간다는 쥐젖크림도 유행했었고요. 아이들 키가 쑥쑥 클 것처럼 광고하는 일반식품도 있었고요. 허위 과장광고에 속아 아까운 돈 낭비하는 일 없기를 바랍니다.


8. 마치 약처럼 효능 효과를 강조하는 제품들이 넘쳐나고 있는데,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요?

- 식품은 맛있게 먹는 겁니다. 약은 병을 고치는 것이고요. 식품으로 병을 고치려고 하는 접근을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좋은 음식을 먹어서 건강을 유지하고,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해 만성질환을 예방할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내가 어떤 병에 걸려서 어떤 증상을 나타내고 있는데 음식을 먹어서 병을 고치려고 한다면, 치료 기회를 놓칠 수 있거든요. 아프면 음식을 찾을 게 아니라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야죠.

다이어트도 마찬가지일 텐데요. 고도비만이라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면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을 받아야겠죠. 유행하는 다이어트 따라 한다고 이것 먹고 저것 먹어봐야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꾸준한 운동과 식습관 관리 없이 뭘 먹어서 살을 빼겠다는 건 허황된 기대에 가깝습니다.

단속 인력을 늘리고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 같은데요. 제조판매업자들은 이런 방식으로 효과 없는 물건을 만들어 파는 게 비즈니스 모델처럼 정착이 된 상황이니까. 이런 짓하다가 걸리면 망한다는 선례를 만들어 줄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