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지구] 나는 면생리대를 사용하기로 했다.
불편해 보이지만 불편하지 않아요
20대 초반부터 면생리대를 사용하는 중이다. 초경부터 생리통으로 10년 넘게 고생하면서 안먹어 본 진통제가 없고, 사용 안해본 찜질팩이 없을 정도였지만 생리통은 쉬이 잡히지 않았다. 병원에 가도 딱히 원인을 찾지 못한채 그냥 아픔을 감내하며 살아 왔다. 이런 나를 일년 넘게 지켜 본 간호사 선생님이 슬쩍 면생리대를 추천해주었다. 본인은 면생리대를 사용한 이후 생리통이 많이 사라졌다는 생생한 후기와 함께 건넨 말에 귀가 팔랑이며 당장 면생리대를 구매 했다. 처음에는 한 장 씩 낱장으로 구매해 일회용 생리대랑 병행하며 나에게 맞는 면생리대를 찾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처음 선택한 면생리대는 포털사이트에 검색하면 제일 상위에 뜨는 제품이었다. 플라스틱 단추를 사용해 알레르기를 방지하고, 패드 부분에 박음질이 되어 있어 생리혈이 새지 않는다는 생리대였다. 하지만 사용하면서 몇 몇 불편함이 발생했다. 우선 패드 부분이 상당히 두툼한 편이라 오버나이트로 사용할 때는 안심이 되었지만 주중에 생활 할 때는 이 두터운 패드가 오히려 지나친 존재감을 드러냈다. 앉아 있거나 걸어다닐 때에도 이 패드가 자신의 존재를 강렬히 주장하니 가뜩이나 신경 쓰이는 생리 기간이 더욱 신경 쓰였다. 이 두터운 패드는 빨래 하는 것에도 불편함이 있었다. 두터운 패드 저 깊은 속 까지 스며든 생리혈을 제거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힘을 주어 빨래를 하다 보니 플라스틱으로 된 단추가 떨어져 나가는 일도 왕왕 있었다. 결국 나는 이 생리대를 떠나 다른 면생리대를 찾아 헤매었다.
두 번 째로 접한 면 생리대는 첫 번 째 면 생리대와 생김새가 매우 흡사했다. 다만 단추가 쇠로 바뀌었고, 패드가 조금 얇아졌다는 차이가 있다. 패드가 얇아졌지만 생리혈 흡수에는 문제가 없었고, 오히려 편안한 착용감에 꽤나 만족스럽게 사용했다. 하지만 이 면생리대 역시 빨래에서 문제가 생겼다. 첫번째 면생리대는 아무리 세게 빨아도 단추는 떨어졌을 지언정 박음질이 헤지지는 않았다. 이 면생리대는 박음질 부분부터 헤지기 시작했다. 내구성이 많이 떨어져 오래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 추가 구매는 없었다.
마지막 면 생리대는 내가 정착해 벌써 몇 년 째 사용중인 제품이다. 이 면생리대는 앞서 언급한 두 면생리대와 생김새의 차이가 뚜렷하다. 이중 날개형 구조로 되어 있고 패드 중간에 박음질이 없다. 이런 특징 때문에 세 브랜드의 면 생리대 중 착용감이 가장 편안하고 빨래도 용이했다. 특히 이중으로 구성된 패드 부분 덕분에 물에만 담구어 놔도 생리혈이 어느 정도 빠져 빨래가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이런 이유로 나는 이 제품을 세트로 구매해 매 달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사실 면생리대를 사용한 이후에도 내 생리통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이 고통은 나와 계속해서 걸음을 같이 하길 원하나 보다 싶은 마음으로 받아 들인 상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면생리대의 사용을 멈추지 않았다. 사용하면서 얻은 이점이 빨래를 해야 한다는 단점보다 크게 와 닿았기 때문이다.
내가 면생리대를 사용한 이후 생리대 파동이 일어났다. 다수의 생리대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된 것이다. 신체의 가장 연약하고 민감한 부분과 맞닿는데에다가 여성이라면 누구나 사용 해야 하는 생리대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되었다는 일은 큰 이슈가 되었다.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발암물질이 나오지 않은 생리대를 찾았고, 혹여 찾았다 해도 비싼 가격을 가당해야 했고 또한 이 역시도 발암물질이 검출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나 역시도 면생리대 사용 이전에 쓰던 일회용 생리대가 발암물질이 검출된 생리대 리스트에 올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불편한 마음을 감추기 힘들었다.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하면서는 밑이 빠지는 느낌을 받을때가 있었다. 이런 증상은 나만 겪은 일이 아니다. 내 주위 많은 여성들도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하면서 생리통과는 다른 이 불쾌한 고통을 겪고 있었다. 또한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하면서 올라오는 좋지 않은 냄새 역시 생리 기간을 힘들게 하는 원인 중 하나였다. 가뜩이나 좋지 않은 컨디션에 이런 부가적인 원인들까지 더해지니 힘들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면생리대를 사용하면서 이 두 문제점이 모두 해결되었다. 면생리대 사용 이후 밑이 빠지는 느낌이 든 적도, 생리혈 냄새가 지독하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지나치게 강력한 흡수체를 사용한 것이 원인이라는 글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면생리대에는 흡수체가 없어 해당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쓰레기 문제이다. 일회용 생리대는 포장부터 제품까지 완벽하게 쓰레기가 된다. 비닐재질로 된 포장지와 가공된 흡수체는 뭍어서도 태워서도 해결 할 수 없다. 하지만 면생리대는 빨아서 사용할 수 있으니 쓰레기 배출량을 눈에 띄게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처음 구매시에도 대부분의 면생리대 브랜드에서 친환경적인 포장재를 사용하니 첫 구매의 분리배출되는 쓰레기를 제하면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것이다. 몇 년 간 사용한 후 면생리대 자체를 버리게 되더라도 방수면을 제외하면 모두 흙으로 돌아갈 수 있는 재질로 되어 있으니 가히 친환경적이라 할 수 있다.
나는 이런한 이유로 앞으로 계속 면생리대를 사용할 예정이다. 물론 면생리대가 빨래를 해야 한다는 진입장벽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언급한 장점이 빨래를 해야 한다는 단점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 여성이 일평생 사용해야 하는 제품이라면 한번 쯤은 면 생리대를 경험해보길 권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