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숨을 쉰다.

삶에도 글에도 짧음이 가득하다.

by 섬세영

나는 숨이 짧다. 날때부터 폐활량이 작았던 것 같기도 하다. 체육시간에 친구들하고 똑같이 뛰어도 유난히 나만 헐떡였다. 더욱이 비염이 생기고 심해지면서 짧은 숨은 더욱 짧아져갔다. 다행히 입으로 숨쉬는 버릇은 안들었지만, 코로 숨을 쉬는게 벅차니 늘 색색거리는 소리와 헐떡임을 동반 했다. 말을 조금만 오래 해도 숨이 차고, 조금만 집중해서 움직이면 더욱 숨을 안쉬어서 모자란 숨을 위해 의식적으로 깊이 들이마시고 내쉬어야 한다. 이 행동은 한숨 쉬는 것으로 자주 오해 받곤 한다.


숨이 짧고 숨이 차는 삶을 산다는 것을 깨닫은 것은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다. 내 호흡이 딸리는 이유는 단지 운동을 싫어하는 운동부족인이라서 그런것이라고만 여기었다. 그러다 최근 수업을 받으며 알게된 사실인데, 나는 남들처럼 문장을 소리내어 읽는 것을 하지 못한다. 처음에는 그저 긴장해서 그런 것이라고만 여기었다. 그래서 청심환을 먹어보기도 했는데 소용 없었다. 그냥 청심환 먹은 사람이 되었을 뿐, 내 호흡은 짧고 헐떡이는 채 그대로였다. 여러 사람이 내 발성을 고쳐주려 노력했으나 소용 없었다. 그렇게 나는 내가 호흡이 아주 짧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늘 뒷심이 없다. 짧은 호흡과 얼마나 상관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어쩐지 숨이 짧아서 뒷심도 부족하다 생각이 든다. 호흡을 길게 하며 숨을 골라내고,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짧게 짧게 순간순간의 집중력만을 발휘하며 살다보니 쉽게 지치고 빨리 지치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끈기가 부족한 것이다. 12년이라는 달리기를 해야 하는 수능에서도 중요한 순간에 뒷심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생각이든다. 그 밖의 인생의 큰 일들에 있어서도 늘 초반에만 반짝 러쉬를 보이다 쉬이 그만두곤 했다.


글을 쓰는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내 글은 어딘가 모르게 호흡이 굉장히 짧고 용두사미형 구조를 하고 있다. 짧은 호흡과 뒷심 부족이 글에서도 드러나는 것이다. 거창하게 서두를 써내려가지만 곧 지쳐 어영부영한 결론을 내리곤 하는 것이다. 참 나쁜 습관이고 참 나쁜 버릇이다. 욱이 이 열정이 언제까지 갈지 모르는 일이다. 늘 금새 지쳐 그만두곤 했으니.



새해가 되었다. 이 나이쯤 되니 새해라고 뭔가 거창한걸 원하지는 않게 된다. 그저 떡국이나 한그릇 끓여 먹고, 떠오르는 해나 저물어가는 해를 보며 우리 가족의 행복을 비는 정도이다. 다만 올 새해는 좀 다르다. 작년 여름, 브런치 작가 신청에 합격한 후, 일주일에 세편씩, 적어도 두편 이상의 글을 올리고 있다. 이미 한 권의 브런치북을 발행했고, 4편의 매거진을 연재 중이다. 나는 올 해 5편의 브런치북 발간하는 것을 해 나아갈 것이다. 지금 쓰는 매거진을 잘 엮어 브런치북으로 만들고, 또 하나의 매거진 프로젝트를 이어나갈 것이다. 매주 세 편의 글을 올리려 노력할 것이고, 매일 조금 더 긴 문장을 써 내려가기 위해 연습할 것이다.


선천적으로 짧은 호흡은 내가 안고 가야 할 숙제이다. 남들 보다 짧은 숨으로 살아가기 위해선 남들보다 두배 세배의 숨을 들이키고 내쉬면 된다. 나의 삶도 마찬가지이다. 남들보다 더 짧은 집중력을 가졌다면 남들보다 더 많은 순간을 집중하며 살아가면 된다.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다. 새해는 무언갈 결심하기에 아주 좋은 시기이다. 지금, 오늘부터라도 나는 좀 더 많은 숨에 집중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