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똥찬 똥꿈을 꾸었다.

식사 중에는 읽지 말기를 부탁드립니다.

by 섬세영

똥꿈을 자주 꿨다. 소위 말하는 로또 되는 꿈이다. 물론 똥꿈 꿨다고 로또가 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나는 꿈 속에서 똥이 나오면 더럽다고 물로 씻어내고 닦아내 아주 깨끗이 없애 버린다. 이러니 아무리 똥꿈을 많이 꾼들 로또가 될 리가 있나.


그런데 어제 꿈은 달랐다. 아주 똥 칠갑을 했다. 왜 이불 속에 변기가 있는지 모르겠고, 왜 누워서 똥을 쌌는지 모르겠지만 어쩐지 누워서 똥을 아주 그냥 있는대로 싸질렀다. 싸고 또 싸서 변기가 철철 넘치도록 쌌다. 변기에서 넘친 똥이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덕지덕지 묻었다. 옆에 있던 사람이 냄새 난다며 있는 힘껏 인상을 찌푸렸다. 나는 똥싸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그런데도 나는 더럽다는 생각이 안들었다. 오히려 '왜 더럽다고 하는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꿈에서 깨고 난 뒤에 나는 내 이불을 더듬더듬 만져봤다. 비몽사몽간에도 꿈이 너무 생생해 이 나이에 이불에 정말로 실수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다행히 현실에서 실수한 것이 아니었고, 바로 연이어서 로또를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무조건 된다는 확신이 들었다. 마침 오늘 토요일이니 동네 로또 명당에 가서 로또를 한 장 살 것이다.


이깟 꿈이 뭐라고 오늘은 아침부터 기분이 좋다. 새벽부터 일이 많아 힘들었는데도 불구하고 날아갈 것만 같고, 이상한 말을 하는 손님들이 와도 별로 신경이 안쓰인다. 더럽디 더러운 꿈을 꿨는데도 기분이 이렇게 좋은 것을 보면 오늘은 어쩌면 오천원이라도 당첨이 될것만 같다. 령 로또가 안되도 좋다. 덕분에 오늘 하루 이렇게나 기분 좋게 보낼 수 있었다며 행복해 할 자신이 생겼다.


이 더러운 내용의 글을 여기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에게도 이 똥꿈의 기운을 나눠드리고 싶다. 다들 똥꿈과 함께 행복하고 즐거움 가득한 주말이 되길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짧은 숨을 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