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얼굴

우울이 가득한 날의 기록

by 섬세영


이 쯤 살아보니 얼굴에 삶이 드러난다.


한숨 쉬고 우울한 내 삶이 불안하고 깊은 수심이 되어 얼굴에 피어오른다.

얼굴 곳곳에 밭고랑 같은 주름이 가득차고,

눈빛 역시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처럼 시끄럽다.


거울 속 내 모습이 나를 반영한 것인지,

내 심정이 그러하여 그리 보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 쯤 살아보니 얼굴에 삶이 드러난다.



어느날 문뜩 거울 속 내 모습이 참 파랗게 느껴졌다. 생기 없이 가라앉고 텅 빈 눈 빛 속에는 공허만 담겨 있었다. 언제부터였을까? 내 삶이 이렇게나 색을 잃은 것이 언제부터 였을까. 분명 내 삶은 알록달록 했고, 갖가지 향기로 가득 차 있었다. 내일이 기대되었고, 떠오르는 태양과 같았다. 칠흙같이 어두운 새벽의 공기마저 달콤했던 나날이 나에게도 분명 있었다.


꿈을 잃은 자의 모습이 바로 이런 모습이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삶이 바로 이런 모습이다. 환하고 분명했던 내 삶의 길이 어느샌가 눈 앞의 땅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암흑에 휩쌓였다. 내가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다. 아니. 사실은 안다. 그런데 두렵다. 내가 밟은 길 아래 무엇이 있을지 한없이 두렵다. 저 끝에 환하게 빛나는 빛이 분명이 보이지만, 그곳에 가기가 두렵다. 가는 길이 겁나고, 그 끝에 있는 것이 내 기대와 다를까 걱정된다. 혼란스럽다. 한 없이 혼란스럽다. 희망을 노래 해도 부족한 이 삶을 이렇게 썩은내 풍기며 삭히고 있다.


나를 이 무간지옥에서 꺼낼 이는 결국 나 밖에 없음이다. 이겨내리라. 이겨내리라. 이 또한 이겨내리라. 내일의 얼굴이 오늘보다 밝음을 기도하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