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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제이 Mar 30. 2020

내일의 부

세상에서 가장 빨리 99.9% 부자 되는 법!


나이를 먹어가면서 재테크에 열을 올리는 친구들이 많아졌다. 이상한 일이 아니다. 백세시대, 재수 없으면 120세까지 산다니 노후가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오지 않을 수도 있는 미래 때문에 지금을 아등바등 살 필요가 있나, 하는 철없는 소리로 '미래준비형' 친구들의 뒷목을 잡게 하는 게 나다. 재테크, 부동산 관련 책에는 눈길이 1도 가지 않는다. 남의 성공담으로 내가 성공할 수 있다면 이 세상에 성공 못한 사람이 어디 있냔 말이다.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출렁거리는 이때가 주식을 살 기회란다. 언론에서도 주변에서도 다들 그 소리니, 주식에 관심 없던 우리 부부도 머리를 맞댔다. 어떤 주식을 사느냐 고민하다가 일주일이 지났고, 이미 늦었다며 남편은 손을 털었다. 우리의 고민을 어떻게 알았는지 주식과 부동산 재테크에 일가견이 있는 친구가 책을 보내왔다. 조던 김장섭의 '내일의 부' (세상에서 가장 빨리 99.9% 부자 되는 법)이다.


주식을 전혀 알지 못하는 내가 읽기에도 부담 없이 쉽고 간결한 책이다. 결론은 하나다. 우량한 부동산과 주식에 장기 투자하라. 그렇다면 우량한 부동산과 주식이 뭘까. 누구나 다 알겠지만 강남의 부동산이나 서울의 역세권 중 뜨는 곳, 혹은 지방의 부촌 정도가 우량한 부동산에 해당된다. 우량한 주식은 미국의 우량주를 의미한다. 세계 1등 주식에 투자하고 1등과 2등이 바뀌었다면 2등을 팔고 1등으로 갈아타라는 거다.


세계 1등 주식을 사라. (2020년 3월 현재 시가총액 1위는 애플, 2위는 마이크로소프트이다) 쉽네!! 했는데 구글이 더 땡긴다. 사는 것보다 파는 게 더 중요하단다. 미국 주가지표 중 하나인 나스닥지수가 -3%가 뜨면 주식을 매도해야 한다. -3%는 공황을 알리는 전조증상이다. -3%가 한 달에 4번 발생하면 공황이다. -2%도, -4%도 아니고 -3%만이 해당된다. 조던의 주식투자 매뉴얼을 정리하자면,


매수 : 세계 시가총액 1등 주식은 항상 사도 된다. 나스닥 일간지수 -3%가 한 번 떴다면 보유 중인 모든 주식을 팔고 한 달 기다렸다가 한 달이 지나도 -3%가 안 뜨면 다시 산다.


매도 : 시가총액 1, 2등 주식의 순위가 바뀔 때 1등의 반을 팔아 2등과 1등을 동시에 갖고 간다. 1, 2등 시가총액이 10% 이상 차이 났을 때는 2등을 팔고 1등 만을 갖고 간다. 나스닥 일간 지수가 -3% 떴을 때는 일단 판다. 공황(-3% 한 달 4번)이 왔을 때는 무조건 판다.


예외의 상황이 아니라면 항상 주식을 보유하고, '뉴스, 정치인, 내 생각, 주가가 떨어지는 공포'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애플은 이미 한물 간 거 아닌가, 필자도 1등 주식을 사라면서 애플 주가가 떨어질 거라고 전망하는데, 어랏, 버핏 할배가 얼마 전 애플 주식을 매수하셨네, 그렇다면 애플을 사도 좋을 것인가, 이미 모든 것에 휘둘리고 말았다. 시작도 하기 전에 망한 느낌이다.


이 책을 통해 남기고 싶은 정보는 이 정도이다.


필수기업에 투자하라.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기업은 항상 꾸준하고, 고도의 기술력이 있고, 독점적이고, 생명과 관련이 있다. 구체적으로는 석유에너지 기업(엑손모빌), 식량 에너지 기업(카길), 투자은행(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시티그룹, HSBC 등), IT생태계 기업(애플,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바이오 기업, 기타 독점사업(월트 디즈니, 넷플릭스, 비자카드, 유니레버 등) 이 있다.


하지만!!

주식투자로 잃은 사람은 봤어도 돈을 번 사람은 아직 못 봤다. 어느 정도 벌면 그것으로 만족해야 하는데 벌어본 사람은 더 벌 수 있을 것 같은 욕심에 이익금과 원금까지 몰아넣고 다 잃어야 비로소 끝이 났다. 사람을 앞에 두고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대화를 하면서도 주식차트를 끊임없이 체크하는 몇몇 '주식하는 사람'의 모습이 너무 싫었다. '내일의 부' 보다 지금의 행복과 사람이 더 중요하다고 외쳐왔던 나인데!!


놓치거나 제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고립증후군(FOMO : fear of missing out). 코로나19 사태는 사회 여러 방면에서 고립증후군을 야기하고 있었다. 주식투자를 고민하고 있는 나의 심리도 고립증후군에서 기인한 게 아닐까. 남들 다 하는데 나만 안 하면 뒤처질까 봐. 여기에서 '남들'의 표본은 중요한 게 아닐 것이다. 그 기준 역시 나의 마음 속에 있는 것.


책에도 답은 없었다. 사람은 결국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 오늘 밤 나는 또 미국주식장을 들여다볼 것인가. 사야 끝이 날 것인가, 손을 털어야 끝이 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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