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을 잘 수행해내면 옆에서 축하해 줄 사람이 있다'는 사실, '내가 혹여 실수를 하면 나를 질책할 누군가가 주위에 ‘시퍼렇게’ 눈을 뜨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면, 실수없이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동기가 생깁니다. 자신의 행동을 동료들이 어떻게 인식할까를 신경 쓰면서 계속 조정해 나가기 마련이죠. 이것은 그냥 추측이 아닙니다. 오래 전에 이루어진 연구에서 이미 ‘내 행동이 누군가로부터 관찰될 때 그 행동의 성과에 영향을 끼친다는 결과가 나왔으니까요(이 연구는 따로 소개하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동료의 존재가 성과에 영향을 끼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2016년에 나온 쟈니나 슈타인메츠(Janina Steinmetz)의 연구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슈타인메츠는 여러 번의 실험을 통해 누군가 나를 관찰한다고 인식하면 자신이 높은 성과를 냈다는 ‘느낌’을 가진다는 결과를 내놓았어요. 관찰자의 관점이 자신의 관점에 더해져 관찰 당할 때의 본인 행동을 더욱 중요하게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슈타인메츠는 말합니다. 그가 수행했던 실험 과정을 간략하게 살펴볼까요?
그는 97명의 학생들을 모아 ‘가짜 웃음(fake smile)’을 감지하는 테스트에 참여시켰습니다. 학생들은 31장의 사진을 보고 가짜 여부를 판단했는데, 1장씩 판단할 때마다 정답 여부와 득점을 피드백 받았습니다. 하지만 피드백은 정답 여부와 상관없이 임의적이었죠. 학생들은 '조교가 옆에 앉아 함께 테스트를 진행하는 그룹'과 '혼자서 테스트에 임하는 그룹'으로 나뉘었습니다. 테스트가 끝나고 학생들에게 자신의 득점과와 실점 예상치를 써내게 했더니, 관찰 그룹이 비관찰 그룹에 비해 득점을 많이 한 것으로 인식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마찬가지로, 실점 예상치 역시 관찰 그룹이 비관찰 그룹에 비해 높았죠.
이것은 누군가 나를 관찰할 때 나의 성공 혹은 실패를 더 크게 인식한다는 뜻입니다. 일을 잘 했을 경우는 더 큰 자부심을, 일을 못 했을 경우에는 더 큰 미안감을 갖게 된다는 의미로 볼 수 있죠. 이런 느낌 때문에 성과 향상을 향한 동기가 생기고 그 때문에 성과에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동료의 존재는 이렇게 중요합니다. 뒤이어 배트민턴 선수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현장실험에서는 관중의 규모에 따라 성공 및 실패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폈는데요, 분석해 보니 관중이 많을수록 선수들은 경기 결과에 미친 본인의 기여 혹은 책임이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즉, 경기에 이겼을 때는 자신의 득점이 많았고, 경기에 졌을 때는 자신의 실수가 많았다고 생각했다는 것이죠. 이 결과는 '지켜보는 동료'가 많을수록 ‘동료의 존재 효과’가 커진다는 의미입니다.
여러분 주위에서 일하는 동료, 그들이 여러분의 성과에 여러가지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새삼 명심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여러분에게 좋은 동료가 있다는 것을 또한 감사하게 생각하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 참고논문 : Steinmetz, J., Xu, Q., Fishbach, A., & Zhang, Y. (2016). Being observed magnifies action.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11(6), 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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