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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영휴

- 현존의 시간을 뛰어넘은 지고지순한 사랑의 이야기

"나는 달처럼 죽어서 다시 태어날 거야. 너를 만나러 갈 거야"



현존의 시간을 뛰어넘어 불멸의 사랑을 이루고자 하는 한 여자의 지고지순한 사랑. 

세 번의 죽음과 네 번의 탄생으로 한 남자를 만나는 운명적인 사랑 앞에 세계는 침묵했다.

윤회적 세계관과 설화적 이야기가 버물려져 절대적 인연의 극한 서사를 선보이는 '사토 쇼고'의 무한 상상력은 상상 그 이상이다. 비록 흔하고 흔한 전생과 환생. 그리고 사랑의 이야기지만 재미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 고전 속에 유충렬 전, 구운몽, 이생규장전 등 천상의 연인이 옥황상제에게 큰 죄를 짓고 벌을 받아 인간 세계로 적강하여 새롭게 태어난 후 각자 살아가다가 우연한 기회로 다시 만나 사랑을 이루는 놀라운 러브스토리는 많이 등장한다. 

환생과 윤회라는 불교적 세계관은 동양적 감수성을 자극하기 적당한 보편적 코드이며 남녀 간의 사랑과 결합할 경우 놀라운 화학적 효과를 보여준다. 아름다움과 감동을 느낄 수밖에 없다.

동서양의 고전을 통해 우리는 현생에 이루지 못한 사랑을 극단적인 선택을 통해 다음 생을 기약하는 슬픈 연인들의 이야기들과 현실을 초월한 죽은 영혼과의 사랑을 다룬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담백한 문장을 따라 전개되는 신비로운 이야기라고 심사평을 받은 작품


특이하게도 이 소설은 세 번의 죽음과 네 번의 탄생이다. 탄생과 죽음의 반복 구조는 오직 한 사람을 만나기 위한 죽음과 탄생이다. 과학적인 논리로 해명 불가능한 미스터리물이지만 재미와 감동을 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달이 차고 기울 듯 당신에게 돌아올게" 
  


어쩌면 생과 죽음을 거듭하며 한 사람에게 향하는 그리움은 인연의 소중한 가치를 잊고 사랑마저 물신화되어버린 오늘날의 가벼운 사랑을 되돌아보게 한다. 어쩌면 지금 함께 있는 사람이 전생을 거듭하며 현생에서 만난 또 다른 '루리'인지도 모른다.  

지금 사랑을 잃어버린 사람이 있다면 일독을 권한다. 제157회 나오키상 수상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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