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글 / 유년 회상 5>
봄물 가득한 들을 보면 언제나
가슴이 설레인다.
나만의 느낌일까.
일하러 그 물에 맨발로 들어가던 그 서늘한 기억을 잊지 못한다.
도두리는 들판 한 가운데의 동네, 봄 들판에 물이 가득 들어차면 외지인들
포구가 어디인지 물어야 할 판이었다.
그 물은 먼 저수지에서 <수리조합> 수로를 통해 겨우내 메말라 먼지 날리던 들판에 흘러들어왔고, 소년은 결코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으로부터의 물줄기에 "신비, 은밀, 차가움, 막을 수 없음.."같은 기억의 색깔을 칠해 두었다.
어쨋든, 봄이 왔다는
황량한 들판 풍경이 이제 확 바뀔 거라는,
고요했던 마을 이제
부산해지고, 사람들 말 소리도 더욱 커지고
많아질 거라는
신호였다.
용수로 겨울 마른 잡풀들 다 쓸어버리며
들판으로, 들판으로 밀고 들어가는 그
차가운 물줄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