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랭이 콩쿨대회

<붓글 / 유년 회상 9.> 아코디온 카추샤

by 정태춘


잠깐의 농한기 여름 밤, 아마도

추석 무렵


외지에서 온 악사들이 임시로 만든 높은 무대 위에서 반주를 하고

인근 동네 노래 좀 한다는 이들이 무대에 올랐다

"땡!" 따위는 없었다

"딩동댕"도 없었다


말랭이 고개

큰 행길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진지했다


와중에

그 외지인 악사에 반해버린 처녀가 있었고

천주교 공부를 열심히 해서

그이에게

시집을 갔다


절세미인은 자식들을 낳고

그들과 함께 미국으로

떠났다


그 오빠는 미군부대

외기노조

위원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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