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애 웅뎅이

<붓글 / 유년 회상 10.> 벼 멸구 묶어서

by 정태춘



자연 친화라는 건, 어린 소년이

말라버린 벼 이삭 줄기를 잘라 그 줄기 안에 들어있는,

하얗게 꼬물대는 벌레를 살갑게 꺼내에

갈대 꽃 훑어내고 그 실 같은 끄트머리에 묶어

송사리들 버글대는 웅뎅이

따스한 햇살에 찰랑대는 가생이에 슬쩍

들이미는 것이다

그리고, 녹슨 깡통에

멸구를 물고 안떨어지는 송사리들을 탁, 탁

털어내는

일이다


그리곤, 집에 가져와 침침한 닭장에

쏟아 주는 일이다


(불쌍한 송사리들, 벼 멸구들.. 이제 와서 미안............)


판장문 너머

텃밭

그 곁의 작은 웅뎅이,

용애라고 불렀던..


그 너머 들판,

그 너머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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