횃불, 참게 잡기

<붓글 / 유년회상 14>

by 정태춘



석유 담을 깡통도 흔한 물건이 아니었다

석유도 물론이지만


솜방망이 철사로 둘둘 말아 석유에 담가서 불붙이고

가족이

들판 너머로 나갔다

불빛을 보고 기어나오는 참게들을 주워담았다


또, 귀한

비닐 비료 포대에 한 가득 담기면, 누군가

"집에 가자아"


맹렬히 물 쏟아지는 논길 도랑에서 간단히 헹궈 또 누군가

어깨에 메고 모두

조용히 집으로

돌아왔다


횃불은 이미 꺼지고

들판길의


아,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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