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포도 송이

<사진 붓글 / 지난 겨울에 버리 못한

by 정태춘


지난 겨울에 버리지 못한 포도 송이의

남은 줄기를 왜,

사진 찍어 뒀을까.. 생각했더니


아, 봄 나무를

닮았구나


저온 저장

태평양 건너

멀고 먼 아시아 어느 페닌슐라

추운 정월 낯선 싱크대에 부려진

남아메리카의

포도 송이


굵고 탱탱한 연초록 열매 다

헌상하고도

튼튼한 줄기로 남아,


뿌리 잘려 쓰러진

봄 나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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