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감정이 다 똑같나 봐

by 제이티

좋으면서도 싫으면서, 화가 나면서 또 차분해졌다가 흥분되다가 또 울적해지고, 또 자고 나면 괜찮아지겠지 하며 희망을 품고 내일을 기다린다. 사람 감정이 미묘하면서, 간사하다. 분명 기분이 좋아야 될 상황인데, 마냥 그렇지가 않다. 좋은 순간이 더 많았고, 분명 행복한 시간이 길었는데 단 몇 초의 찰나의 순간 때문에 하루의 기분이 가라앉는다.


단순히 호르몬의 장난으로 치부하기에는 더 복잡한 변수가 있다. 감정은 무엇일까? 상황에 반응하는 그저 감각일까? 그런데 왜 누가 봐도 좋은 순간인데 왜 불안함이 밀려올까? 편안함이 내리막길이라 생각해서 안주한다고 느끼는 것일까?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 뭐 그런 것일까?


더 답답한 건 지금 이게 무슨 감정인지 도무지 나의 언어로는 표현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음식 맛을 표현할 때 맵다 짜다 싱겁다로 나타내지 못하는 맛 "감칠맛" 정확하게 그 단어로도 맛을 다 담지는 못한다. 하물며 "짜증"이라는 단어에도 담고 있는 감정은 제각각이다.

마음대로 계획한 대로 일이 풀리지 않은 게 과연 짜증일까? 그렇다면 세상은 늘 계획대로 되지 않는데.. 그럴 때마다 짜증을 내야 할까? 반대로 그런 순간에도 꼭 그렇게 기분이 나쁘지 않다면, 대체 무엇일까?


같은 상황 비슷한 분위기라면 비슷한 감정이 튀어 올라와야 할 텐데.. 그때그때 전혀 다른 감정이 쏟고 쳐 오른다. 감정이 무뎌져서? 다시 말해 촉수 안테나가 닿아서 센서가 고장 나서 그런 걸까? 아니면 익숙한 자극에 금세 적응이 돼서 반응이 다른 걸까?


같은 풍경 같은 사람을 만나서 예전과 다를 거 없이 똑같은 일상을 보내도 기분이 제각각이다. 이 말은 즉슨 나를 화나게 하는 것, 반대로 나를 기분 좋게 하는 것이 과연 외부의 자극인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무심코 들은 칭찬 한마디에 반대로 비난 한 줌에 그날의 기분이 좌우된다면, 어쩌면 핑계를 대고 있는 듯하다. 결코 외부의 자극 인풋 값은 아웃풋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똑같은 말에 상처받는 사람이 있는가 반면, 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사람, 별거 아닌 거에 분노하는 사람 별거 아닌 거에 웃음 짓는 사람.. 그들은 상황에 맞는 감정을 어쩌면 스스로 선택하는 게 아닐까?


누군가가 좋아지고 싫어지는데 그다지 이유가 없듯이..

뭘 해서 기분이 좋아지고 나빠지고 하는 것도 그다지 이유가 없지 않을까?


사람 감정은 묘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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