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사실 약한 존재였다는 걸

by 제이티

정서윤


죽음이란 무엇일까? 나는 언제 죽을까? 죽음이란 결정적으로 무서운 감정과 호기심이 생기는 것이다. 천국은 어디일까?,할머니들이 가는 천국은 정말 성경처럼 비단길에 황금으로 치장되어있을까? 그런데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한다. 그런 신념이 있는데도. 왜 두려워하는 것일까. 사실 죽음을 겪지 않고 공감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실제로 죽어보지 않았으니 말이다. 우리가 아무리 아 추워 죽겠네, 아 더워 죽겠네 하더라도 그것은 그냥 유머일 뿐 실제로 죽음은 고통이 없을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우리가 결국 죽을 때에는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서 지나가고 눈을 감는다. 나는 솔직히 죽음을 무서워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사실 사람들은 죽음이 두려운 것이 아니었을수도 있다. 그보다 더 간단한, 합병증이나 병의 고통을 두려워해 죽음이라는 명사 자체를 무서워하는 것일수도 있다. 또 다른 예시로는 주변 사람들이다. 내가 이 세상에서 눈을 감는다면 사람들은 나를 점점 잊어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우리는 각자 갈 길을 가고, 나는 그들의 머릿속 틈에는 끼지도 못한채 걍 잠잠히 있을 뿐이다.나의 죽음, 그래서 사람들이 내 가치를 기억하고 오래 오래 슬퍼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은 버리기 바란다. 어쩌피 나 자신이 죽더라도 결국 4~5년 뒤에는 누구나 " 아, 그때 장례식을 했었지"하고 아무렇지 않게 느낀다. 하지만 그 당일 느끼는 죄책감은 엄청나다. 그들이 나의 가치를 기억하는 시간은 고작 일주일 또는 길면 1년. 그 당일날 사람들의 고통과 울부짖음, 특히 나랑 가까운 사람이라면 울기 마련이다. 가족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쳇바퀴가 돌려지고 있는 것이다. 그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서 우리는 신념을 만든다. "할머니가 하늘나라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을거야..","그거 알아? 사람들은 원래 지구에 소풍을 온 건데, 다시 예쁜 하늘나라가 그리워서 할머니들은 가신거래.. 그래서 여기 더 있다가 나중에 같이 할머니 곁으로 가자.." 이런 신념으로 어린아이는 가볍게 속지만 어른들도 속는다. 사실은 속고 싶은 것이다.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는 그 사람의 빈자리와 슬픔을 기억의 신념으로 꽉꽉 채워버린다. 더 이상 슬픔이 축에도 끼지 못하게. 우리는 결국 나만의 상상으로 그 슬픔을 외면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고작 우리가 외면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약 1년 뿐이지만, 우리는 그것을 외면하려고 신념을 만드는 노력을 한다. 어느 순간, 어른 아이 다 할 것 없이 그 신념을 믿게 되고, 몇년이 더 지나면 그런 신념이 있었지 하고 웃어넘기는 자동 치유능력이 발동되는 것이다.

죽음이란 언젠가 우리가 겪어야 할 것이고, 그것을 신념으로 채운다는 것은 정말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어쩌면 곧 일어날 수도 있는 일들에 대해, 나는 오늘도 그들의 빈자리를 채우려고 열심히 나만의 쳇바퀴를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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