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공허함

by 제이티

정서윤


아침부터 아무것도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보이지 않는 공허하고 외로운 나의 마음같은 그 안개 속으로 떨어지는 빗방울들은 톡톡 소리를 내며 밑으로 천천히 스며들었다. 그리고 나에게도 잠시나마 물들어 가기 시작했다. 비가 내리는 안개 한줄기 사이로 푸른 하늘이 보인다. 그 누구보다 비 덕분에 기분이 따분하고 재미없었던 나에게는 안개보다 작지만 누구보다 자신을 빛내는 그 하늘이 그리도 인상깊게 보이는 것 같았다. 거기에서도 비는 적셔진다. 비는 언제나 있다. 우리에게 도움을 주지만, 언제는 우리는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는 비에서 무엇의 가치를 찾는 거지?" 오늘의 안개와 비는 잠시나마 하늘을 가리고 온 세상을 물들이는 "비"는 결국 안개 속에 묻히기도 한다. 하지만 비는 그 안개 속에 묻혀 있음에도 뚫어서 나가고, 결국 "푸른 하늘"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다시 맑은 하늘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여전히 비는 내린다. 누구보다 기분이 공허하기도 하고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비와 맑음의 경계선에서 서 있는 기분이랄까. 결국 하늘은 언제나 내 마음을 바꾼다. 지금까지는 장마철이라 내 마음은 공허하다. 결국 나는 비나 안개가 올 때 공허하다고 마음을 느끼고 평소 스켸줄보다 더욱 느릿하고 나른하게 보낸다. 항상 그렇게 가정했다. 근데 여우비는, 한마디로 모르겠다. 햇살이 있는데 비가 오는 건 정말로 이상한 일이다. 그렇게 내 마음도 이상해진다. 계속 공허하지만, 어떨 때는 여우비때마다 불안하다. 언제 다시 비가 올지 모르는데 기상청을 믿지 않는 나에 대해서. 나는 비가 언제 올지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나 자신도 부끄럽다. 그냥 마주하면 될 것을. 나는 왜 그렇게 피하려고 했을까. 나는 공허한 게 싫다. 마음이 비면 불안하고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툭툭 톡톡 하는 소리에 현혹되지만 한때로는 나를 외면하고 쉴새없이 내리는 느낌이다.



언제나 내 마음에서는 장마철처럼 비가 내리고, 밤이 되면 깜깜해 지고, 아침이면 내 마음에 햇살이 돋는다.결국 "비"라는 존재는 나에게 공허하라는 신의 계시이다. 오늘도 나는 멍을 때리고 있다. 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기분이 다운된다. 아까 보이던 푸른 하늘마저 없어져버리고 말았다. 나에게는 마지막 한줄기처럼 보였던 그 희망이 다시 없어져버리니 너무 불안하고 힘들었다.



다시 공허해지고 말았다.



내 마음도 다시 아침이 올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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