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하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온다. 달그락 달그락. 컨베이어 위에는 유리병이 있고 안에는 작고 소중한 생명이 들어있다. 아니 작고 소중하기는 커녕 그냥 복제물일 뿐이다. 마음만 먹으면 수도 없이 똑같이 복사해낼수 있는 노동력들. 개인의 가치를 중요시한다 어쩐다하는 우리 사회와도 다를게 없다. 개인의 노동력이 너무나도 '소중한' 시대일 뿐. 이재용이 삼성 본사를 들여다볼 때 직원들은 일처리에 필요한 노동력에 불과할것이다. 겉으로는 번지르르하게 우리 회사의 미래는 여러분께 달려있으니 여러분을 위해 저도 노력할것입니다하지만 돈을 벌어다주는 수단이다. 직원들도 이를 알 것이다. 하지만 이를 잊게 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복지제도를 마련하고 '좋은회사'라는 틀을 만들어 가둬버린다. 교실에서도 마찬가지다. 성적이 좋을수록 인간 취급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선생님들 입장에선 자신들의 스펙을 높게 올려쌓기위한 하나의 수단일뿐이다. '내 제자 00대 갔어' 하려는 자랑감과 '우리 학교에서 인서울 몇명 갔어' 현수막 걸만한 자랑거리에 불과하다. 선생님이 이끌어주는데로 하면 잘할수 있을거야 하는 속셈과 사탕발림에 숨겨진 무언가를 우리는 인식하지 못한다. 선생님의 사탕발림을 듣는순간 '어 나 이제 희망이보이나? 할 수 있나봐!!'하며 솟구쳐올라가는 자신감 때문에 공부 할 맛이 나곤한다. 채점하다가 한 문제 빨간펜으로 지익 그어버리면 망하는 회사의 주식처럼 나락으로 자존감이 떨어진다. '아니야 넌 할 수 있어 실수한거니까 다음부터 안 하면 되지' 하고 스스로 달래는 사람은 없다. 선생님이 아무리 달래봤자 무언가 찜찜한 기부니는 남아있고 조금이라도 상승하지 않는 자존감 때문에 선생님의 말씀은 새빨간 그짓말로 받아들인다.
사회에서 가장 높은 계급을 타고난 버나드는 책 속에서 유일하게 깨달은 자로 묘사되곤한다. 야만의 세계를 통해서 자신만의 멋진 신세계를 보여주는데,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이해는 커녕 관심조차 가지려 하지않는다. 그저 자신들과 다른 세계를 끔찍하다가고, 불행하다고만 반복한다. 이들이 버나드의 '멋진 신세계'를 야만세계라 부르는 이유는 하나다. 그들의 눈에는 '위대하신 포드님 전에 존재했던 인간의 탈을 쓴 짐승'에 불과할것이다. 야만의 세계는 각자의 삶의 꽃을 피워나가며 팔색조 같은 색들이 존재하지만 '사회'는 창백하고 흑돌과 백돌만 존재하는 딱딱한 바둑판과 같다. 현대에서 버나드 같은 존잴 우리는 '별종'이라고 부른다. 이 별종들은 왕따가 되기도 하고, 자신의 특성에 맞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기도한다. 우리는 별종들을 '쟤 왜저래' '이상해 어디 아픈가봐' 하며 은글슬쩍 피한다. 이건 우리 학교에서 일어난 일인데 감설팔이 멘트 하나 날리면 닭살 돋는다고 감성충이라고 그 자리를 바로 떠나버린다. 하지만 재밌는 건 이런 별종들이 결국 연예인이 되버리고 우리는 그들에게 열광한다. 인생의 매순간을 흑백사진처럼 남기는 우리가 연예인들에게 미치는 이유는 우리보다 다채로운 사진을 남겼기 때문이다.
1그램의 소마는 행복 외의 불행한 감정들을 억제해주는데에 쓰인다. 하지만 소마의 약효가 떨어지고 나서 행복이 다시 찾아올거란 보장은 없다. 행복이 찾아오면 그만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또다시 소마통에 손을 집어 넣는다. 공부를 하고 나서 열심이 에스엠 영상을 돌려보고 다시 딱딱한 의자에 앉았을 때 행복감은 지속되지 않는다. 오히려 입에서 '내가 이걸 왜 해야해!!'하는 불만과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잘생긴 디오의 얼굴만 남을뿐이다. 그렇다, 불행해진다. 그런 나는 또다시 소마인 디오를 보러가게 된다. 인간에게 소마라는 존재는 약이라고 생각하지만 독이다. 일시적으로 없애주는것 뿐이지 오히려 불안과 불행과 온갖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소마다. 소마로 얻은 행복은 소마로 얻은 불행으로 지워진다.
소마로 돈을 버는 사람들, 인간의 욕구를 이용해 수천억의 돈을 벌어드리는 사람들. 채널을 돌리면 단 한번도 불행에 잠겨있는 연예인을 본적이 없을것이다. 잠겨있다가도 보란듯이 이겨내고 그러면서 쇼핑이나할까 뭐 좀 사러나갈까 심심한데.....언제 그랬냐는듯 물건을 고르며 흥얼거리고 카드로 거액을 긁는 순간 눈과 콧구멍과 입이 떡하고 벌어진다. 하다못해 침까지 흘러내린다. 이 장면이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하는 게 스크린이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무언갈 사면 기분이 좋아져' 하는 인식이 뇌리에 틀어박힌다. 홈쇼핑만 봐도 알 수 있다. 적응 되지 않는 솔톤에 있는 텐션 없는 텐션 다 끌어모아서 손짓으로 표정으로 상품이 좋다는 말만 해댄다. 겹치는 대사 하나 없이 중심 내용은 '이걸 사세요' 끝이다. <멋진 신세계>가 세상에 나온지는 몇십년 됐을것이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헉슬리의 통찰력에 대해서...현대와 책 속 세계와 다를게 하나 없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와 모습은 우리 스스로가 낳았고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