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의 삶 서평

by 제이티

김아미


슬퍼하며 흘러가는 한 방울의 눈물조차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기회이지 않을까. 입 안이 살짝 보일 듯 말 듯한 작은 웃음에 몸을 떠맡겨본 적 없는 사람도 내 곁에 존재하지 않을까.


시작점이 다른 듯한 모든 사람들에게는 기준이라는 경계가 서로 다른 색으로 퍼져 있곤 하다. 사람들이 보는 인식도, 내가 그것을 흡수시키는 반응도. 익숙해져버린 환경에 불만을 주는 다른 세계의 사람에게도. 그래서인지 태어남에 따라 정해지는 계급 차이는 부정하기 결코 쉽지 않다. 직접 그 운명을 개척하기 어려움은 물론, 대항하고 저항할 힘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흐르는 듯한 액체에 상관쓰지 못할 듯한 얼굴로.


놓쳐버린 다른 길들과는 다르게 바꾸려는 노력조차 시도하려고 생각하지 못하고, 정해진 운명에 부러워만 하며 사는 것은 옳은 삶이라고 할 수 없다. 최선이라 함은 기껏해보아야 이와 다를 바 없을 지 몰라도 말이다. 사랑이라는 특별한 경험에 몸이 닿을 듯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빗물에 우산 씌워주는 이성이 곁에 있어주기나 할까. 우산 아래 잔뜩 찡그리는 표정의 남자아이가 옆을 지나가며 말을 걸 뿐, 마음처럼 되는 일이 없다. 원하는 만큼 되는 일도 없고, 환경에 따라 정해지는 경험도 생각도 다르기 마련이다.


낮지 않은 자리에서 보는 높은 사람과 그들의 집과 그들이 보는 우리들과 그들의 집은 꽤 큰 차이가 느껴진다. 유리 안에 갇혀 꺼내주지 못했던 물건들이 고스란히 그들의 옷장 깊숙이 들어가 있는 경험이란 와닿지 않는다. 그토록 바라왔던 모습들이 체계화 되어있는 집들에 허망함을 느끼곤 한다. 나와는 조금 다른 세계에, 길에 서있을 것만 같은 그들에게 커다란 가치의 기준은 얼마나 거대할까. 반짝이는 보석도, 거대한 다이아몬드 조각조차도 그들의 눈에는 반짝이는 돌과, 거대한 운석으로 치부된다.


내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와 같지만, 그 가치가 더 높은 사람에게 나와 같은 생각으로 다가왔을까. 평범한 일상이더라도 품 안으로 들어왔을 때의 무게는 자신이 직접 정한다. 한 없이 낮아진 수의 내 체중계와는 달리 옆을 돌아보면 수가 그보다 위를 향한 이들에게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던지는 이 한마디조차도 그들에게는 허세로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아는 상태에서는 더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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