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뽀송한 위로
정서윤
류와 비슷했습니다. 항상 미움받고 살고 싶지 않았고, 마치 내 몸이 어딘가에 진열되는 상품같이 경직되어있던것은 아마 5분 전이라고요.
저는 제가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저라는 이름으로 태어나 지금까지 자소서처럼 나를 연필로 채워나갔습니다.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 살고, 현실을 인정하려고 노력했지만, 역시 아직도 무의식적에 구름을 보는 것은 아직도 끊어내지 못한 습관이지만요. 나는 과거와 미래를 상상하지 못한 사람입니다. 오로지 현실만 살아온 찌질한 사람이죠. 언제나 칭찬을 받을때는 두려웠습니다. 남들의 "적당히 해"는 나를 불안하게 만들고, 나의 단정하게 깎아진 손톱을 지저분하게 만들었습니다. 나의 인생은 객관식입니다. 언제나 번호를 정하며 살았습니다. 어떻게 결정을 내릴지, 어떻게 행동할지, 심지어 어떻게 말할지까지 생각했습니다. 모두를 눈 밑에 두고 싶은 안하무인한 인간이지만 여러가지 일들이 일어나는 인간세상과 달리 하늘은 쥐 죽은 듯 조용했습니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생각한 것은 "내가 언젠가 쓸모없어지면"이라는 생각입니다. 가끔은 글쓰기를 때려치고 놀고 싶을때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나의 인생에 몇 점이라도 더 가산점을 불어넣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토록 잘라내고 싶었던 친구관계의 끝남과, 공부라는 이유로 몰래 만화책을 읽었던 어린시절의 순수함이 그립곤 하지만, 더이상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진 않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만들어놓았던 결과물이 무너진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거든요.
매일 밤 누군가가 나를 체크한다는 느낌으로 밤이 지나가고, 또 아침이 지나갔습니다. 정말 따분한 질문이라고 생각하지만 나에게는 의미있답니다. 김치를 좋아하는 나, 딱 라면받침대로 쓰기 좋은 카뮈의 페스트를 올려놓으니 라면이 더 맛있어 보이는 상상을 했습니다. 그때만큼은 숫자를 생각하지 않고 맛있게 먹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제발 꿈 없이 자고 싶은 내가 그날 꾼 꿈이지만요. 우적우적 김치를 먹는게 나라면, 스스로 압박을 느끼는 게 되지 않는다는 편견을 가진 사람이 많습니다. 지금까지 이 글을 존댓말로 쓰는 이유를 묻는다면 없습니다. 왜 제 얼굴이 마음에 안드냐고 묻는다면 이유가 없습니다. 제가 원하는 삶은 사람들 속에 묻혀살고 싶습니다. 너무 못하기도 싫고, 너무 잘 하기도 싫습니다. 그냥.. 이유는 없거든요.
어릴때부터 난 좀 특이했답니다. 무조건 레어템을 샀죠. 나의 평범함을 싫어했다고 말하면 설명이 좀 되나요? 그래서 저는 하나 남은게 있으면 도전해 보지 않아도 무조건 사달라며 엄마에게 졸랐답니다.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데 평범함인데, 우리는 그 어려운 걸 해내고 있는 건 아닌지. 열심히 찍어서 올린 사진중에서 오늘의 피드로 설정될 단 한가지의 사진도 여러가지 필터들을 걸쳐 완성됩니다. 사실 저는 엠비티아이를 믿습니다. 누구는 그것이 허상이라고 하고, 나의 재미를 오롯이 자세 틀어진다는 얘기로 방해하지만, 저는 ENTP라서 가만 있을 성격이 아닙니다. 인생은 노잼, 미쳤다하고 생각을 하지만, 어떨때는 개길 상황도 생기는 게 좋답니다.
중요한 건 자주 오지 않는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