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안의 나

by 제이티

유지민


팔이 떨어질 듯이 저리다. 얼굴은 힘을 잔뜩 주고 있다 보니 어색하게 뻣뻣했다. 하지만 나는 스토리에 올릴 단 한 장의 사진을 위해 나의 육체의 불편함은 거뜬히 무시하였다. 누구도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지만, 나는 사진 속 디테일 하나하나에 예민했고 아무리 머리카락 한 가닥 이라도 원하는 모양이 아니 였다면 결코 만족하지 못했다. 어차피 매일매일 나의 얼굴 꼴을 볼 사람들 이지만 이 사실을 자각할 수록 인터넷에서 만큼은 이런 모습들을 최대한 숨기고 싶었다. 가끔가다 "이런다고 누가 알아주냐" 싶어 현타가 오다가도 친구가 하트를 남기고 단발 너무 이쁘다고 디엠을 남기면 어느 때처럼 내겐 어울리지도 않는 갬성과 유행을 흉내내며 목메었다.


모두들 내게 선택을 제촉했고, 그럴수록 나는 더욱 급박해졌다. 일부터 십까지 조금이라도 틀어진다면 혼나고 욕먹고, 그런 입시생 언니들을 보며 겨우 4학년 뿐이였던 나는 겁을 먹고는 미술을 하지 않겠다고 했었다. 물론 엄마에겐 그냥 공부하겠다 둘러댔지만 사실 나는 단지 매일 같이 시험을 보고 하루종일 긴장 상태여야 하는 그 환경을 두려워 했었던 것이고, 일년 후 그 곳에 놓여 있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어쩌면 초, 중딩때 고생해 예원에 합격을 하면 그대로 서울대로 탄탄대로 이라는 엄마의 말 때문 이였을지도, 아니면 왠만하면 예중 예고 입시는 다 붙는다는 미술 쌤의 한마디 때문일지도 모른다. 혹은 내 안의 깊숙한 곳에선 내가 공부로 성공을 할 머리도 성실함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2년 전 포기해 버린 목표를 다시 바로 세웠다.


나는 언니에게서 열품타라는 공시 측정 어플을 소개 받았다. 더 높은 숫자가 찍힐 때마다 나는 더욱 성취감에 취해 버렸고, 양과 집중력보다는 시간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나는 무언가를 물고 길게 늘어지기 시작했고, 아무리 많은 시간을 투자해도 할일을 끝내지 못했다. 그러나 자기 전 화면에 찍힌 9시간 이라는 숫자를 보고 나면 이런 현실은 들여다 보고 싶지 않은 내 속 어딘가로 잊혀졌고, 나는 내 자신을 공부를 어느정도 열심히 하는 허구의 사람으로 재탄생 시켜 버렸다. 이와 함께 학교에서 나의 이미지 또한 노력파 범생이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나는 이미지로 대학에 들어갈 수 없다는 사실을 더 이상 부정할 수가 없었고, 그렇기에 나는 예체능으로 진로를 바꾸면서 남 모를 안도를 느낀 건지도 모른다.


내게는 내가 꿈꾸는 또 다른 이상 속의 내가 있었고 현실 속을 나는 이 이상 속의 나를 쫒으며 내가 원하는 만큼 더 빨리 쫒아가 주지 않는 내게 원망만 하였다. 나는 꽤 자존감이 낮은 편이고 이를 높이려면 나는 얼른 이상을 달성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그렇기에 나는 sns와 이미지를 통해 나의 이상을 흉내내려 하지만 이는 언제까지나 그저 보여주기 탈이라는 사실이 항상 내 안에서 괴롭힌다. 내 안의 찌질이도 애정에 목말라 하지만 나는 그런 내게 사랑을 나누어 주기는 너무 냉정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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