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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티 Jan 23. 2024

두번째 핏방울

정서윤



The reporter: Alas, that's the news today. Today, on August 6, 1945, the atomic bomb "Little Boy" landed in Hiroshima. It left a massive blow to Japan, and the next nuclear operation is operational secrecy. Oppenheimer...

(아아, 오늘 들어온 소식입니다. 바로 오늘,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원자폭탄 "리틀보이"가 떨어졌습니다. 이는 일본에게 엄청난 치명타를 남겼으며, 다음 핵무기 작전은 작전상 기밀이라고 합니다. 오펜하이머는....)


오펜하이머: 대통령님, 전 제 손에 피가 묻은 느낌입니다.

트루먼 대통령: 일본인이 기억하는 건 폭탄을 만든 사람이 아니라 폭탄을 떨어뜨리라고 결정한 사람입니 다. 그건 나에요. 당신은 시킨 일을 했을 뿐이고, 핵 투하 결정은 내가 내렸습니다. 책임은 나에게 있는 겁 니다.

원자력위원회: 당신은 원자탄의 아버지라고 불리지요? 당신은 그것을 결국 일본에 투하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오펜하이머: 그렇지 않습니다.

원자력위원회: 아니라고요?

오펜하이머: 내가 원자 폭탄을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히로시마의 원자탄 투하에 대한 결정은 정치인이 내린 것이며, 나의 결정이 아닙니다. 나는 주어진 역할에 충실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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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오펜하이머가 핵폭탄을 터트리지 않기로 결심하고

역사를 바꾸었다면 어땠을까.


오펜하이머: 이제보니 일본을 이런 식으로 대하는 게 맞습니까? 히로시마에 내린 그 폭탄은 도시 전체를 날리고 말았습니다. 굳이 이러고 싶었습니까?

한 나라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망치고? 난 이 작업을 중단할 거요.

더 이상 내 손에 두번째 피를 묻히고 싶지 않소.


(다음날 원자폭탄은 고장난 채로 발견된다)

원자력위원회: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이러면 우리는 일본에 원자폭탄을 터뜨릴 수 없지 않습니까. 오펜하이머, 당신이 도대체 무슨 짓을 하신지 압니까? 당신이 다 망친거야, 망친거라고! 당신을 재판부에 넘겨버릴거야. 당신은 감옥행이라고!


오펜하이머: 난 그래도 좋아요. 감옥에 넣어도 좋소이다. 내 손에 두 번째 피를 묻히지 않았으니까. 그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처절한 아픔이 아직도 나의 꿈속에 아른거려요. 난 이기적이지만, 살려고 애썼습니다. 그래서 죄송합니다.


The reporter: It's a global affair! Scientist Robert Oppenheimer has decided not to drop nuclear bombs in Nagasaki. He is being sent to prison for disobedience, but he has a completely open happy look!

(이건 세계적인 일입니다! 과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나가사키에 핵폭탄을 떨어뜨리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그는 명령 불복종으로 감옥에 이송되고 있지만, 전혀 거리낌 없는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오펜하이머가 모습을 드러내자 기자들이 소리친다.

그들은 우는지, 웃는지 잘 모르겠다.)


기자(한국인): 당신이 우리나라를 망쳤어! 일본에게 무조건 항복을 받아낸다면 우리는 그들로부터 독립할 수 있었을거야. 우리가 그동안 당해온 수모가 아득한데 그 희망을, 당신은 나에게 그 희망을 심어주었지만, 한 나라를 망친 장본인이 되었지. 넌 우리 나라의 최대 적이야.


기자(미국인 번역): 당신은 우리나라가 강대국이 될 기회를 스스로 버렸다. 미국인이 될 자격이란 남에게 줘버려라. 무슨 이유로 그렇게 했는가? 일본인에게 동정을 느꼈는가? 단지 당신이 느낄 두번째 죄책감이 무서웠는가? 당신이 그걸 참는다면 당신은 영웅이 될 수 있었다.

왜 그 기회를 버렸단 말인가? 명예로운 그것을!


기자(일본인 번역): 당신이 처음에 핵폭탄을 했을땐 당신이 미웠다. 하지만 고맙다. 다른 의미로 나가사키에 폭탄을 떨궈주지 않아서. 당신은 우리나라에선 영웅이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이기적이고 위험한 사람이라고 비난받고 있다. 왜 우리를 도와주었는가? 자기나라와 한 나라의 운명을 버리고. 왜 우리를 선택하였는가?


이 세 기자에 모든 답을 부정하듯 오펜하이머는 오묘한 미소만 지으며 차에 탔다.

차가 아득히 멀어질 때까지 세 기자는 지켜보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그가 메고 있는 무게는 그 세 기자의 무게보다 더 무겁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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