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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티 Feb 15. 2024

플랫폼 세상

정서윤


우리는 항상 플랫폼을 사용한다. 이제 플랫폼은 우리가 몰아일체가 되었을 정도로 우리의 사용빈도가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예시가 있다. 나는 지금도 노래를 들으며 즐기고 있다. 나는 지금 "벅스"라는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내가 글을 쓰는 곳도 "패들랫"이라는 플랫폼이다. 어쩌면 우리는 크진 않더라도 어디서나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는 구글같은 큰 규모의 플랫폼이 승리한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구글은 거의 모든 플랫폼을 독점하고 독식하고 있듯이, 플랫폼 중에서도 가장 돈을 많이 번다. 이렇듯 플랫폼도 서열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플랫폼은 도둑질을 당할 수도 있고, 다 함께 사용될 수 있는 독점이 불가능하기도 하다. 예를 들어 양념치킨을 처음 만든 사람은 보편적인 치킨이 특허가 될 수 없다며 특허 내용이 거절당했다고 한다. 그래서 누구나 다 양념치킨을 만들었고, 그로 인해 양념치킨은 한 사람의 독점권이 아닌 모두가 다 같이 독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듯 독식이 불가능하기도 잘 하면 가능하기도 한 위험한 세상 속에서 우린 플랫폼을 만드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 대형 플랫폼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특성이 있다. 우리가 유튜브를 이용하고, 쿠팡을 이용하고, 꾸그를 이용하는 것처럼, 우리는 그들을 이용하고 돈을 지불하는 시스템으로 이어진다. 물론 그 안에서 강사들은 기업들에게 착취당하거나 강요를 당하고 하는 아픈 현실이 있기는 하지만. 난 그들을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플랫폼은 언젠가 새로운 신상품을 출시하듯이, 새로운 흥미가 가는 선생님을 앞에 선보여야 하니까. 그래야 모든 사람들이 그들을 바라보고 "한 번더 흥미를 느끼며 수업에 들어올까?"라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뒤처진 강사는 내야 할 수수료가 만만치 않다. 예를 들면, 강사: 안녕하세요. 저는 플랫폼에서 논술을 가르치는 강사(정탄)입니다. 최근 플랫폼에서 수업을 진행하며 큰 손해를 봤습니다. 제가 만든 수업을 그 플랫폼에 단지 오픈만 했을 뿐인데 수익 1000만원 중 330만원을 수수료로 지불하라고 하더군요. 한 강사의 인터뷰를 들어본 결과, 수익의 10분의 3을 수수료에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사실 왜 이런지 알기 위해서는 수업의 태생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수업의 태생은 도매점이었다. 야채도 도매점에서 팔려 소매점에서 조정한 뒤 고객들에서 판매하듯이, 수업을 인수해서 적당히 조정한 다음 선생님들에게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강사들은 이런 수업들이 "카피레프트"될 수 있다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카피레프트란, 복잡한 프로그램이나 플랫폼을 여러사람들이 공유하고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정부는 이런 것들을 추구하지만, 강사의 입장에서는 많이 불편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내가 아는 어떤 선생님은 365일 중 365일을 똑같이 일만 하고 똑같이 같은 하루를 보낸다. 그렇게 피땀 흘려 번 돈 1000만 중에 330만원이 수수료도 날라간다니, 정말 허탈했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 이 현실만으로도 아픈데 사실 플랫폼에서 강사들의 수명은 짧다.

많아야 5~6년 정도라고 알고 있었다. 7년이나 8년 이상은 정말 많이 버틴 것이라고 알고 있다. 이렇게 플랫폼에서 자신의 수업을 선보이는 것과 수수료를 내는 것이 정말 어려움에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모든 선생님들이 너무 대단하다. 언젠가 그 선생님은 최후를 맞이하고 잊혀지겠지만, 새로운 선생님이 우리를 상대할 것이다. 우리는 그때 언젠가는 잊을 최후를 맞이한 선생님과의 수업을 생각하며 새로운 선생님과 함께 줌으로 접속할 것이다. 아무래도 꾸그에는 역대 선생님의 이름을 올리는 페이지가 하나 만들어져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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