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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티 May 24. 2024

 ''  I See You''

 ''  I See You''


김민하



세상 사람들이 쓰는 말이 줄어들면 그만큼 세상에서 일어나는 문제도 줄어들 거라는 게 할아버지의 지론

이셨다. 할아버지는 말의 뜻보다는 소리 즉 말투를 더 마음에 새겨들으셨다. 할아버지는 언어가 서로 다른

민족이라도 음악을 들을 때는 같은 것을 느낀다고 주장하셨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서로 이해하고 계셨다. 그래서 두 분은 서로 사랑하고 계셨다. 할머니는 세월이 흐를수록 이해는 더 깊어진다고 하셨다. 할머니가 보시기에 그것은 유한한 인간이 생각하거나 설명할 수 있는 것들 너머에 있는 어떤 것이었다. 그래서 두 분은 그것을 ‘kin'이라고 불렀다.


할아버지 설명에 따르면 할아버지가 태어나시기 전 옛날에는 ’친척(kinfolks)'이라는 말이 이해하는 사람,

이해를 함께하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loved folks)'이란 뜻으로 쓰였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갈수록

이기적으로 되는 바람에 이 말도 단지 혈연관계가 있는 친척을 뜻하는 것으로 바뀌고 말았다. 본래의 말뜻

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걸로.. 말은 억양과 느낌이 하고 싶은 속내를 전달해준다. 사실상 말을 통해 또 다른 말을 하고 있는 거와 같다.


아기가 태어나서 제일 처음 '맘마' 라고 했을 떄 부터가 2개 국어의 시작이다. 아기가 배고플 떄 부르는 맘마와, 아기가 기쁠 떄 부르는 맘마, 아플 떄 부르는 맘마는 모두 다른 말일테니까. 2개 국어 속의 다의어라고 보면 된다. 모두 똑같은 맘마지만 듣는 사람은 그게 어떤 뜻인지 번역해서 알 수 있다. 우리의 2개 국어는 자연스럽게 제 1의 국어 안에 묻혀 스며들고, 세계의 모든 사람이 하는 말에는 부드러운 흙 속에 자연스럽게 조금 촉촉한 소나기 물이 들어가듯 2개 국어가 숨겨져 있다. 이곳 지구 뿐만 아니라 아이큐가 1이라도 있는 모든 별의 생명체는 1개 국어를 말하는 동시에 2개 국어를 같이 말한다. 억양과, 느낌, 표정과, 행동까지.. 머리 부터 발끝까지 모두 느낌이 살아있다. 그러나 가끔, 소통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완전히 모르던 사람과 2개 국어를 하는 경우, 못 알아들을 확률이 높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서는 좋다는 의미를 고개 끄덕끄덕, 나쁘단 의미를 고개 절레절레인데, 어떤 나라들은 아니를 끄덕, 응을 절레절레로 번역하는 나라들이 있다. 또 수화의 산과 형제를 가리키는 말은 빡큐와 같은 모양이다.


우리나라 안에서도 지금으로서는 나와 수화하는 사람이 킨 관계가 없기 떄문에 수화하는 사람이 산을 나타낸다고 하면 굉장히 기분이 나쁠 것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이 보자마자 뻑큐를 날리네. @##$. 할 것이다. '' 그녀는 자기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자기가 눈이 멀었고 편파적이었으며, 편견에 가득 차고, 어리석었음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 -오만과 편견- 편견은 그 사람의 스토리를 몰라서 생기고, 나의 통계 안에서 생긴다. 나는 한 번도 00이가 지각하지 않는 걸 볼 수가 없었다. 원래 1~2분 정도는 항상 늦게 들어와 아이들의 고개가 모두 교실 뒷문을 향하게 하는 아이였다. 그런데 어느 날 00이가 5분 늦게 수업을 들어왔다. 그러면 선생은 당연히 편견을 가지고 이유도 듣지 않고 혼을 낼 것이다. 그건 언제나 00이가 1~2분 정도 지각했다는 통계에서 그리고 00이와 킨이 안되던 선생님의 평소 모습에서 온 편견과 경험적 통계이다. 아바타의 교감과 같이 00이가 지각한 이유를 듣는다고 하여도 00이의 일상적인 지각 모습에서 온 00이는 항상 지각을 한다는 팩트가 경험이 되어 이미 반대 증거가 여럿이 나온 상태에서도 그를 의심할 수 밖에 없는 검사처럼 선생님의 머리 한 가운데를 관통할 것이다. 그렇게 킨은 성공했으나 편견은 꺠지 못하는 상황이 온다. 이것이 언어의 한계이다. 진정한 이해는 마음으로부터 시작된다. 어떻게 보면 이 말도 맞다. 이해의 대상을 신뢰함으로서 이해가 좁디 좁은 열쇠 구멍에 쑤셔 넣던 중간이 부러진 면봉에서 밝은 빛이 나는 열쇠로 변신하니까. 사람은 스스로 믿는 대로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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