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은서
바람이 왕국의 대문을 쓸고 지나갈 때, 그곳에 있는 모든 것들이 흔들린다. 왕의 결단 하나. 신하들의 선택 하나가 그 왕국의 미래를 결정짓는다. 하지만, 그 왕국의 운명은 왕과 신하의 고요한 교감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왕국을 이루는 것은, 그 땅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과 손에 의해 변화하는 것이다. 왕이 아무리 강력한 손길을 가진 지도자여도, 대중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그 나라의 운명은 결코 밝지 않다.
왕국의 사정은 신하들에 의해 좌우되기도 하고, 대중의 불만에 의해 흔들리기도 한다. 왕은 그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자일 뿐, 결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신하들이 없으면 왕은 그저 방 안에 갇힌 독재자가 될 뿐이며, 대중이 없다면 그 왕국은 텅 빈 사막과 다름없다. 그러므로 왕은 항상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면, 신하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고, 대중의 마음을 얻으려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왕국을 유지하려면, 왕과 신하, 그리고 대중의 협력과 상호작용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
왕국은 왕이 아닌, 그 속에 숨쉬는 모든 사람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지고 무너진다. 모든 왕이 자주 의심받고, 모든 신하가 때로는 왕을 넘어서려 한다. 그 사이에서 대중은 망설이지 않고 권력의 균형을 밀고 나간다.
스타트업. 우리는 지금 스타트업이라는 시대를 살고 있다. 한때 왕국과 대기업의 권위적 구조가 고수되던 시대. 이제는 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 세대들이 스타트업이라는 새로운 방식의 조직 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스타트업에서 CEO는 왕과도 같지만, 동시에 신하들과 함께 일하는 동료가 된다. 왕의 손길이 아닌, 신하들의 아이디어와 노력에 의해 그 왕국은 움직이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의 CEO는 전통적인 왕처럼 왕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팀원들이 서로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한다. 그렇다고 해서 CEO가 왕국을 통치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CEO는 그들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명확히 제시하는 역할을 하지만, 그 실행은 철저히 신하들인 팀원들에게 맡긴다. 이곳에서 중요한 점은 왕국이 어떻게 협력하고, 그 협력 속에서 각자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스타트업에서 CEO와 팀원들의 관계는, 기존의 권위적 왕국과는 완전히 다른, 상호 존중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전통적인 왕국에서는 왕이 모든 결정을 내리고, 신하는 그 결정에 따르기만 했다. 하지만 이제는 CEO가 모든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각 팀원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의 비전을 함께 그려나가는 구조가 되어 있다. 팀원들이 의견을 내고, CEO가 그 의견을 존중하며, 함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이 관계는 왕국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발전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여기서 왕국의 권력은 하나의 사람에게만 집중되지 않는다. 왕국의 힘은 분산되어 있으며, 각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아무리 유연한 조직 문화 속에 운영된다 해도, 그에도 리스크는 존재한다. 때때로 CEO는 팀원들의 의견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거나, 너무 많은 자유를 주어 조직 내의 방향성이 흐려지기도 한다. 마치 왕이 대중의 의견에 너무 귀를 기울여 자신의 신념을 놓친다면, 왕국은 흔들리기 마련이다. 대중은 언제나 바람처럼 변하기 때문에, 왕은 그 바람의 방향을 읽고, 그것을 잘 다스려야 한다. 마찬가지로, 스타트업 CEO는 팀원들의 의견을 존중하되, 조직의 비전과 방향성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팀원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고, 결국 조직은 분열될 수 있다.
그렇다면 왕국이 흥하고 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왕국에서 왕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왕이 비전을 제시하고, 그 비전 속에서 대중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만드는 것이 왕의 역할이다. 하지만 대중만큼 중요한 것은 신하들의 역할이다. 왕이 비전을 제시해도,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실행력은 바로 신하들이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왕이 아무리 훌륭한 계획을 세운다 해도, 신하들이 그 계획을 따르지 않거나, 제대로 실행하지 않으면 그 나라의 미래는 어두워진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다. CEO가 아무리 훌륭한 비전을 제시하더라도,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실행력은 바로 팀원들에게 달려 있다. CEO가 혼자서 모든 일을 해결할 수는 없다. 결국 CEO와 팀원들의 상호작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각자가 맡은 역할을 다하고, 서로 협력할 때 스타트업은 성공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팀원들이 자율성을 갖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CEO는 그 아이디어를 잘 이끌어내며 실행에 옮길 때, 비로소 조직은 번창할 수 있다.
나라는 왕과 신하, 대중의 상호작용에 의해 움직인다. 왕이 독단적으로 권력을 휘두르고 신하들의 의견을 무시한다면, 그 나라는 결국 불안정해진다. 반대로, 왕이 신하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대중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그 나라의 운명은 발전하게 된다. 스타트업에서 CEO가 팀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그들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기업은 성장하고 번창한다. 왕국이 흥하는 이유도, 스타트업이 성공하는 이유도 결국 상호 협력과 존중, 그리고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