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마술사들

모네 르느아르 드가

by 제이티


인상주의 그 자체 모네

들라크루아가 선보인 색채는 인상주의 화가들에게 계승된다. 팔레트에서 섞지 않고 원색이 소용돌이치는 색채는 실상 빛을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색이란 결국 물체가 자연광에 의해 흡수되고 나머지가 반사된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설명한 튜브 물감과 철도를 이용해 모네는 풍경화를 자주 그린다.

그중 걸작으로 불리는 <양산을 든 여인>은 그의 제대로 된 ‘플렝 에르’와 ‘알라 프리마’를 엿볼 수 있다. 푸른 하늘과 풀밭,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이 눈 부신 햇살 위에 쏟아져 내립니다. 앵그르의 그림처럼 정밀묘사는 하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아름답다. 그저 빛을 캔버스에 담으려는 그의 묵묵한 노력이 돋보인다. 하얀 드레스는 하늘빛을 가득 머금고, 머리 위의 양산은 풀밭에 반사되어 초록색을 뛴다. 굳이 모델의 얼굴이 보이지 않더라도 이미 충분히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만약 드레스의 색을 ‘보이는 대로’가 아닌 우리가 ‘알고 있는 대로’ 하얗게 그렸으면 어땠을까?


바로 이점이 인상주의가 던지는 질문이다.


요새도 많은 사람들이 데이트 장소로 찾는 인상주의 전시회를 생각해 보면 그 답이 나오는 듯하다.

마네가 ‘현대성’이라는 키로 인상주의 문을 열었다면 모네는 ‘빛의 색채’로 인상주의의 문을 활짝 열었다.

모네는 카미유라는 뮤즈를 만나 평생토록 그녀의 아름다움을 담기 위해 찬란한 빛을 연구했다.


언제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는 행복의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보이는 대로’ 관찰하고 그린 그의 그림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든다.


“진정한 사랑이란 그저 이 행복한 순간을 기억하는 것이구나! “



행복한 화가 르누아르



모네가 외광이 주는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풍경화’를 주로 그렸다면 르누아르는 도시의 ‘사람들’에게 집중한다. 그의 모든 그림에서 엿볼 수 있는 공통점은 하나같이 사람들이 행복한 표정에 여유 있는 모습이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 고생했지만 그의 그림을 보면 가난은 그가 행복하는데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나 보다.


파리지앵들의 행복한 한 순간을 담아낸 그림들을 주로 그렸다. <선상 위의 파티> 그림을 보면 평범한 시민들의 행복한 일상을 보인다. 여유 있는 표정과 밝은 분위기 한껏 멋을 낸 선남선녀들의 옷차림 속에서 도시의 일상이 돋보인다. 풍부한 색채는 행복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술병, 유리잔, 과일, 화려한 옷감드 질감을 잘 살렸습니다. 모네에 비하면 ‘형태’를 지키면서 색채를 잘 유지하고 있다


”그림은 벽을 장식하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되도록 화려하고 즐겁고 예뻐야 한다 “


그의 말에서 느낄 수 있듯이 그는 쿠르베처럼 어두운 진실보다는 사랑스럽고 소소한 일상을 아름답게 표현한다.

어두운 내면이나 사회적인 메시지를 던지는 무거운 그림보다는 보기 좋고 행복한 순간을 그린다. <물랭 드라 갈레트의 무도회> 작품에서 보는 것과 같이 세상 근심, 걱정 하나 없는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어쩌면 그의 불행했던 과거와 혁명 이후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부조리한 현실을 꼬집는 <미생> 같은 드라마보다는 <밥 잘 사 주는 누나> 같은 로맨틱한 코미디를 선호했는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무도회의 장소는 파리코뮌 지도부가 있었던 장소로 많은 사람들이 죽었던 공간이기 때문이다. 어두운 과거를 직면하기보다는 아픈 역사를 빨리 잊고 싶었던 것이었는지? 웃음으로 슬픔을 덮는 ‘찬란한 슬픔’ 같은 역설이 아닐까?


모네는 풍경화 르누아르는 인물을 더 중시 그렸다. 그저 인물을 자세히 묘사하는 수준이 아니라 되도록 화사하게 꽃꽂이처럼 표현했다. 많은 생각과 고민 없이 그의 그림을 보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우울할 때 듣는 마룬 5 SUGAR처럼 그의 그림은 ‘달콤한 설탕’이라고 할 수 있겠다.



구도의 마법사 드가


흑수저였던 르누아르와 다르게 드가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당연히 부잣집 도련님답게 사교육을 잘 받은 만큼 그의 그림에서도 전통적인 요소가 많이 돋보인다. 뛰어난 데생 능력을 가진 그는 딱딱하고 재미없는 역사화를 그리는데 실증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마네의 ‘현대성’에 매료되었고 그리하여 자신만의 감각으로 ‘도시의 순간’을 담아내기 시작한다. 특히 카메라맨 시점 같은 독특한 구도가 돋보인다.

그는 금수저인 만큼 자연스럽게 발레리나의 공연과 무대를 드나들 수 있었고, 연습하는 공간이나 무대 뒤의 공간을 제집 드나들 듯이 갈 수 있었다.


역시 돈이 좋다.


마치 옆에서 훔쳐본 듯한 그의 구도는 사실 몰래 보는 게 아니라 대놓고 관찰한 것이다. 오페라, 극장, 리허설 무대 등 오랜 시간 관찰하고 스케치한 후 나중에 재구성해서 작품을 그렸다. 철저히 계산된 구도에 스케치한 후 다시 스튜디오에서 색채를 입히는 방식을 선택했다. 아카데미 풍 회화의 관습을 유지하면서 그림의 주제는 ”현대적 “인 것을 택했다.

그의 작품을 보면 발레 동작 같은 역동적인 동작이 많이 나온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그가 카메라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면 순간의 관찰만으로 그 찰나의 역동성을 포착할 수 있었을까?


일자리를 뺏을 뻔한 카메라의 도움으로 더 역동적인 그림을 나타낼 수 있었다. 역시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와 닿는다.



https://youtu.be/Lvs07qhYI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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