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가까이에 있다는 말.
그저 듣기 좋으라고 만든 걸로 생각했었다.
사실 내가 생각하는 행복은 가까이 있지 않았으니까.
누구나 사람은 자신의 결핍을 채우려 하기 때문에,
내 주위에 있는 가까이 있는 것들은 동경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이미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니까.
그러나 내 나이 마흔이 되고 가정을 이루고 부모님을 떠나보낸 지금의 내가 생각하는 행복론은 좀 바뀌었다.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일상’ 이 행복이다. 현재 내가 누리고 있는 이 시간, 이 평화로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지금의 상태가 너무나 평온하다.
물론 미래에 대한 걱정, 불안 등은 내 안에 있지만, 그 와중에 느끼는 일상의 행복이 그렇다.
퇴근 후 헤헤와의 저녁시간, 그리고 나로와 함께 하는 산책, 가끔 가는 처갓집에서 행복해하는 헤헤의 얼굴, 좋은 애견카페에서 우리가 함께 즐기는 시간, 조카의 재롱잔치, 주말에 떠나는 자전거 라이딩, 한강에서 마시는 시원한 맥주, 날 좋은 날의 하늘.
무수히 많은 평화로운 일상에 날마다 감동한다.
우리가 흔히 책에서나 진짜 행복이라고 하는 일상의 행복, 그리고 sns에서 자랑하는 행복과의 괴리가 너무 멀어서 혼동하면서 살고 있다.
아니 사실 지금도 이 글을 쓰면서 누군가는 비웃을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니까. 누군가는 ‘웃기지 마라!’ 명품에 스포츠가의 행복을 누려보지 못한 자들의 자위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맞다. 명품에 스포츠가를 몰면서 위에서 말한 평화로움을 누린다면 더 행복할 것이다. 스포츠카를 타고 헤헤와 맛있는 저녁을 먹고, 나로를 태우고 어디론가 떠나고, 장모님 장인어른에게 스포츠카를 태워드릴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아무것도 없이 나를 위한 명품의 스포츠카만 있다면,….
생각만 해도 외로움에 사무친다. 물론 명품의 스포츠카가 있다면 그 때문에 몰려드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 사람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마 아닐 것이다.
나는 유럽 배낭여행을 혼자 떠난 적이 있었다.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를 여행하며 총 6개 정도의 도시를 구경했는데 그중에서 나는 스위스에서 가장 큰 감동을 받았다. 스위스의 융푸라요흐를 보고 트래킹으로 걸어오면서 이렇게 좋은 곳에 내가 있다는 것에 너무 좋으면서도 극도의 외로움을 느꼈다.
이 좋은 것을 나 혼자 보고 있다니… 이렇게 좋은 것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니…. 겨우 할 수 있는 것은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는 것뿐이었다.
물론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을 아주 좋아한다.
하지만 계속해서 혼자 있는 걸 원하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결국, 행복은 찾는 것이다.
내 삶속에 널려 있는 행복을 찾아서 느끼는 것.
새로운 자극이 아니라,
아무런 자극없이
나를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상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