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청춘
좋은 추억도, 나쁜 추억도,
서툴렀던 그때의 모든 기억이
내겐 다 소중한 걸.
카톡 프로필에 전화번호는 없지만 내게 보이는 사람이 있다.
시간순으로 하자면 첫사랑은 아니지만, 내게 첫사랑의 아련함이나 시린 마음을 가져다 준 사람이다.
군대 전역 후 대학에서 만난 새내기였다.
처음 OT 때 나는 학과 임원으로 신입생들에게 전달사항등을 전달할때 함께 참석했었다. 그때 그애는 날 처음봤다고 했다. 그 후 복도에서 마주치면 환하게 웃으며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했다. 덧니가 보이는 미소가 정말 귀여웠다.
그러다 우린 결국 캠퍼스 커플이 되었고 잠시 비밀연애를 하다가 공개연애로 전환했었다.
오래 만났다. 많은 연인들이 그러는 것처럼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하면서 총 7년간 인연을 이어갔다. 물론 중간에는 서로 다른 사람을 만났던 적도 있었다. 그리고 나서도 다시 만난걸 보면 서로에게 그렇게 가벼운 사람은 아니었으리라 믿는다. 그렇게 질기게 만났다.
지금 생각해보면 서로에게 좋은 추억과 나쁜추억, 그리고 서툴고 초라했던 모습을 많이 보였던 것 같다.
그래서 난 모든 영화나 드라마 등 연인간의 사랑 이야기가 나올때면 늘 떠오르는 사람이 바로 그사람이다.
카톡 프로필에서 그녀를 발견했을때 깜짝 놀랐다. 전화번호는 지웠지만 데이터는 어딘가에 남아있다가 나에게 보여졌다. 심장이 덜컹하면서 그녀의 지난 프로필 사진을 넘겨보고 생각에 잠겼다. 여전히 매력적인 여자로 보였고 잘 지내보였다.
그녀와 헤어진 후 몇년 후 나는 결혼을 했다. 가끔은 그런생각도 했다. 우연히 그녀와 마주쳤을때 내 아내를 그녀가 보면 제법 화가나겠지? 하고 말이다. 사실 그녀와는 위에서 언급한대로 나에게 상처도 줬던 사람이기에 이렇게 라도 복수를 하고 싶긴 하다. 헤어진 연인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젠틀한 복수말이다.
내가 지금의 아내와 결혼을 했다는 것은 나에게는 가장 큰 자랑이니까.
내 아내가 더 예쁘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