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돈을 많이 벌고 싶어졌다.
왜 40대가 되면 돈에 집착을 하게 될까.
20~30대 때, 젊을 때야 나를 위해 돈을 썼다. 현재의 나를 위해.
나의 옷, 나의 신발, 나의 시계, 나의 구두, 나의 가방 등...
그래서 풍족하진 않더라도 부족하진 않았다.
하지만 40대는 다르다. 결혼을 하고 나서는 더 이상 나에게만 집중하긴 어렵다. 가족들도 챙겨야 하고 부모님의 건강에도 조금씩 문제가 생기기 시작할 테고, 주변 사람들과 점점 더 격차가 벌어지기도 한다.
그러면서 점점 더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결정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내가 돈을 벌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점점 더 시간이 갈수록 수익은 줄어들 것이다. 그래서 최대한 더 많은 돈을 모아야 한다는 것...
나는 올해 마흔이 되었고, 결혼을 했다. 우리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셨지만 처가의 부모님은 다행에도 모두 건강하시다. 그래서 지금은 아주 평화롭다. 하지만 이 평화가 언제까지 유지될 거라는 보장은 없다.
생각해보면 이러한 평화로움은 인생에서 길지 않다. 마흔이 돼서 생각해보면, 지금의 평화는 곧 깨어질 거라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그래서 이 평화를 유지하고 좀 더 길게 지속하거나 평화가 깨졌을 때 다시 회복하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없지만, 일정 부분 덜 불행할 수 있으니까. 적어도 최악의 불행을 조금은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아니까 말이다.
그리고 일종의 자기만족이라도 돈이 있다면 선택지가 하나 더 생기는 것이다.
예전에는 가지고 싶은 게 많았다. 물론 지금도 가지고 싶은 게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전에 느끼지 못했던, 주는 즐거움, 주는 사람의 행복을 알고 있다. 와이프에게 좋은 선물을 하거나 자식에게, 부모에게 좋은 선물을 하면 상대가 기뻐하는 표정을 보면 내가 더 기뻐지니까.
그래서 점점 더 조급해진다. 나에게는 인색해지고 조금이라도 더 모아보려고, 아껴보려고 짠돌이가 되기도 한다. 내가 20~30대 때, 지금의 내 나이의 형들이 술자리에서 더치페이를 하는 모습을 보면 조금 이해가 되질 않았다. 솔직히 좀 짠돌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지금 내 삶도 빠듯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형들도 아마 그랬겠지....
결혼을 하고 나서는 더 많은 돈이 필요했다. 더 챙겨야 할 사람들이 생기고 더 베풀어야 하는 사람도 생기고, 우리의 삶도 조금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이 더 커진다.
젊은 때는 나의 젊음이 빛나기 때문에 돈 따위는 별로 상관이 없었다. 오히려 돈돈돈 거리는 모습이 속물처럼 보이기도 했고 별로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았지만, 지금은 돈이 없으면 초라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나도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으로 변했다니,
아니, 왜 이제야 깨달았을까 후회도 된다.
그래서 돈을 벌어야 한다.
내가 아닌 우리의 행복을 위해.
아니 우리를 지키기 위해.
그래서 우리 부모님들은 그렇게 열심히 아끼면서 일만 했던 것이다.
우리를 먹이기 위해.
그 무게감이 얼마나 됐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