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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스정 Mar 15. 2022

요즘 시대 성과관리, OKR이 진리일까? - ①

역사로 알아보는 성과관리 1.0 & 2.0

기업의 성과관리를 말하면 대다수의 직장인들이 떠올리는 것이 있다. 바로 KPI(Key Performance Indicator)이다. 흔히 핵심성과지표라고 말하는 KPI는 직장인들에게 있어 '성과관리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KPI와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것이 바로 '평가'이다. 성과관리와 평가는 떼어놓을 수 없는 실과 바늘의 존재이다. 그렇기에, KPI는 직장인들이 자신의 성과를 측정하는 도구가 아니라, 성과를 평가받는 지표로서 인식하고 부정성의 핵심 단어로 떠올리기 시작했다.


성과관리와 평가, 기업과 구성원은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기업 입장에서는 성원들의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고자 한다. 하지만 구성원들의 입장에서는 성과향상보다는 '나를 평가하는 도구'로서 느껴지는 것이 현실이다. HR 부서도 마찬가지다. KPI를 통해 성과관리를 하기 보다는, 연말 평가에 해당 구성원의 Ranking을 매기는 근거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다반사이다. 결국, 애초에 기대했던 성과관리 도구였던 KPI는 평가라는 것에 독식당해 '핵심성과지표(Key Performance Indicator)'가 아닌 '핵심평가지표(Key Evaluation Indicator)'로 전락했다.


메티버스의 <제페토>로 드라마를 촬영하는 MZ세대 - 경향신문 발췌


요즘 시대, 코로나 펜데믹 이후로 2030년에나 일어났어야 할 일들이 10년 앞당겨진 세상이라고 말한다. 흔히 삼성이나 애플의 기술력은 이미 10년을 앞서가 있지만, 일부러 시장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그러나 코로나 펜데믹은 그것을 일찍 공개하게 만들어버렸고, 그 결과 메타버스, NFT, 가상화폐, AR/VR 등 고도화된 기술들이 상용화되어버렸다. 그리고 직장에서 근무하는 구성원들의 근무환경, 일하는 방식 등도 변화되면서, 구성원들의 성과관리 방식도 10년 앞당겨져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HR 담당자라면, 성과관리 방식을 단순히 '어떻게 하면 평가를 보다 정량적이고 세분화할 수 있을까?'에 대한 방법으로 착각해서는 안된다. 성과관리를 기획하는 것에는 시대의 흐름과 사람들의 인식변화, 경영환경이 녹아져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날의 성과방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거 우리의 성과관리 방식이 어떤 형태로 흘러들어왔고, 과연 그것이 잘못되었는지 아니면 배울 점이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보고 고민해야한다.


MBO의 창시자, 미래학자 피터드러커


1. 성과관리 1.0 (2000년대 이전)


1950년대 피터드러커의 MBO(Management By Objectives) 방식이 소개된 이후, 기업들은 구성원 성과 측정 및 관리를 위한 다양한 방식들을 검토하고 제도에 적용해왔다. 각 기업이 갖고 있는 고유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성과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역량/업적 평가 등을 도입하여 구성원들을 평가했다. 그런데 정말 궁금한 점은, 과연 MBO 방식이라고 도입한 기업들 중에서 제대로 MBO 방식을 이해하고 활용한 기업이 몇이나 될까?


MBO의 실무적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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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O란 회사의 비전, 중장기 경영전략과 연간 사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본부-팀-팀원에 도달하기까지 상급자와 하급자가 사전 협의를 통해 업무 목표와 달성 기준을 설정하고, 일정 기간이 흐른 후 결과를 평가하며 계획과 성과를 점검하는 자기관리 시스템이다.


즉, MBO는 전사 차원에서의 목표합의를 이루고, 평가 이후 계획과 성과에 대해 점검하고 피드백하는 '경영관리 시스템'의 하나이다. 그런데 우리는 MBO 방식을 크게 착각한다. 위의 <MBO 실무적 해석>에서 마지막 문단에 작게 차지하고 있는 '평가' 에 집요하게 포커싱하는 것이다. 평가는 그저 다음을 위한 하나의 단계일 뿐인데, 구성원들의 Ranking 매기기에 급급한 나머지 MBO는 성과관리가 아닌, 평가를 위한 핵심도구 및 이론으로만 생각한다는 점이다. 정작 MBO에서 중요한 ① 회사의 목표와 달성 기준에 대한 합의와 ② 성과 점검 및 향후 계획 수립의 방식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고 말이다.


그 결과, 기업의 HR 부서는 평가 방식에 대한 고도화 작업을 지속적으로 연구했다. '어떻게 하면 객관적이고 세분화된 지표로 구성원들을 평가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위에도 만족하고 아래도 만족할 수 있는 평가지표를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평가를 손쉽게 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은 MBO 본연의 취지에 맞지 않을 뿐더러, 해석에 대한 중대한 오류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MBO의 딜레마라고 표현하고 싶다.)


세계수준의 수익률(r)과 경제성장률(g) 추이 (출처 : Piketty, 2014, 354쪽)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되었을까? 앞서 말한 것처럼, 성과관리 방식은 그 시대의 환경, 경제상황, 사람들의 심리 상태, 시장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1950~1980년대는 제조업/생산라인 중심의 경제였다. 자동차, 건설, 무역, 운송업 등이 호황기를 누렸던 전통적 산업들의 특징은 '노동력=생산성' 이었다. 즉, 구성원들 개개인이 생산성을 이루는 주체였고, 구성원들이 노력할 수록 더욱 많은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당시 제조업 기반 기업들은 막대한 투자를 토대로 기반시설을 마련해야했다. 그렇기 때문에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생산라인을 갖추는 것도 어려웠으며, 자연스럽게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시대였다. 즉, 더 많이 만들어 파는 것이 매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시대다. 이것은 자연스럽게 기업의 경영방식인 MBO에도 적용되었다. 예를 들어, A자동차 업체는 '우리는 B회사 보다 1,000대 더 생산한다!'는 목표를 수립하고 밤낮을 일하며 노동자들이 생산을 해냈다고 가정했을 때,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그만큼 매출을 잃어버리는 시기였다. 이 시기는 1950년부터 1973년까지 1인당 실질 GDP는 매년 미국에서 2.45%, 서유럽에서 4.08%, 구소련에서 3.36%, 일본에서는 무려 8.05%씩 증가했다. (이 시기를 '자본주의의 황금기(1950~1973)' 라고 부른다.) 



MBO가 나온 이유 또한 이것에 있다. 더 높은 목표달성이 기업의 즉각적인 매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각 기업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도전적인 목표를 잡고, 지속적인 달성률 확인을 위해 KPI를 설정했다. 그 과정 속에서 KPI 설정에 대한 공유, 공감과 이해 과정은 없었다. 그 당시 기업들은 매출 향상을 위한 목표를 바탕으로 생산성 강화를 위해 노동자들의 희생을 요구했다. 또한 기업들은 노동자들에게 목표달성에 대한 평가방식을 채택하고, 인센티브제를 부여하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촉구했다. 하지만 평가의 방식은 정교하지도 않았고, 성과관리 방식 또한 단순히 생산성 기준이었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불만은 여기저기서 제기되었다.


기업들은 다양한 평가방식을 도입하고자 했지만, 생산성 중심의 성과관리 방식으로 인해 ① 직무/개인 특성 고려 無, ② 획일적인 평가방식, ③ 업적 위주의 정성적 판단 등은 지속적인 문제가 되었다. 이 때부터 경영진과 HR 부서는 MBO의 본질인 ① 회사의 목표와 달성 기준에 대한 합의와 ② 성과 점검 및 향후 계획 수립의 방식은 망각한 채, '평가 방식의 고도화'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에 정점을 찍은 것은 1973년 오일쇼크로 인한 세계 경제 공황이 일어난 것이었다. 특히 가장 먼저 산업혁명을 이뤘던 영국은 '영국병'이라는 중대한 위기에 놓여,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등 최악의 상황까지 이뤄졌다. 정부와 기업은 국가경제 유지를 위해 노동자들을 해고해야 했고, 기업은 성과를 잘 낼 수 있는 사람들을 남기고 싶어했다. 이러한 시대적 환경 속에서 MBO는 본연의 의미를 잃어버렸고, 'MBO=성과관리=평가'라는 인식이 형성되어 현재의 경영진과 HR 담당자들에게 대물림 되어 오고 있다.




2. 성과관리 2.0 (2000년대 이후)


데이비드 노턴 BSC(Balance Score Card)


1990년대부터 2000년대는 세계 경제가 안정화되는 시기였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전까지) 1990년대 정보산업의 발달과 함께, IT 산업이 변방에서 중심으로 옮겨오기 시작했다. 산업 환경에 지각변동이 일어난 것이다. 제조/건설업 기반의 노동, 생산성 중심의 환경에서 많은 투자비 없이 사업이 가능한 SW 산업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삶의 질 상승으로 인해 보험, 금융업 또한 크게 발달한 상황이었다. 직장을 다니는 구성원들에게는 'Work' 보다 'Life' 도 신경쓰자는 것으로 생각이 옮겨지고 있었다. 이는 시장환경과 삶의 질 향상이 크게 작용했다.


기업의 성과관리 방식도 기존의 방식과는 차별화되어야 했다. 생산과 노동 중심의 획일화된 성과관리와 평가 방식은 더 이상 구성원 목표달성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MBO의 목표에 대한 합의와 향후 피드백 등의 중요성은 무시한 채, 어떻게 하면 모든 구성원들을 현재 시기에 맞춰 효과/효율적으로 '평가'하고 '보상'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등장한 것이 데이비드 노턴의 BSC(Balace Score Card)이다.

21세기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은 과거 재무 중심적 평가관점(과거)에서 벗어나, 고객(외부)/업무프로세스(내부)/학습과 성장(미래)이 포함된 4가지 관점에서 구성원을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BSC의 핵심은 공동의 목표달성(재무적 성과)을 위해, 주요 성공요인(KFS, Key Factor Success)을 분석한다. 그리고 앞서 말한 4가지 관점에서 필요한 핵심성과지표를 설정하고 유기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각 4가지 관점에서 이뤄지는 핵심전략목표(KGI, Key Goal Indicator)를 설정하고 주요성공요소(CSF, Critical Success Factor)를 세운 후 핵심성과지표(KPI, Key Performance Indicator)를 수립하여 명확한 목표와 실행계획을 세우게 하는 방식이다.


필자가 생각한 BSC는 평가를 세분화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표 달성을 위해, 이해관계자(경영진, 구성원)들이 조금 더 긴밀하게 소통하고, 전략 수립 과정에서 깊이 있게 고민하기 위한 '방법'을 제안한 것이다. 또한 경영진으로 하여금 현재 기업의 경영성과에 대한 Dashboard 로서 활용하라는 의미에서 등장한 것이다. 그러나 경영진과 HR부서는 구성원들에게 복잡하게 생긴 카드를 주며, 모든 내용을 꼼꼼히 작성하도록 했고 연말이 되어서야 해당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원들의 인사평가에 반영했다. 주객이 전도된 것으로, 구성원들이 BSC를 통해 스스로 성과에 대해 고민하고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은 고민하지도 않고 연초에 작성하고 연말에 평가받는 일방적인 시스템이 된 것이다.


이 외에도 이 시기의 성과/평가관리는 업적과 역량을 구분하여, 단순히 생산성 중심이 아닌 정성적 평가를 통해 기업문화에 적합한 인재를 찾기 위한 변별성을 두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다양한 직무에 대한 차별적 평가와 보상제도를 수립하여 운영했고, 보상-승진-교육을 연계하여 체계적으로 운영하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MBO의 본질인 '목표(Objectives)'에 대한 합의를 통해 스스로 자발적인 동기부여 및 점검하도록 하는 시스템의 역할을 하지는 못했다. 또한 BSC는 경영진들이 기업의 경영성과에 대한 Dashboard임에도 시스템은 오작동을 일으켰다. 이유는 간단했다. 연초에 1번 목표를 수립하고, 연 1~2회 이벤트성 평가를 통해 구성원들의 성과관리를 진행하는 방식 때문이었다. 즉, 성과관리 제도를 차별화하여 하드웨어적으로 수립하기는 했지만 '소프트웨어'적인 '수상시 성과/목표관리' 적인 부분에서는 아직도 미흡했다.


그 결과, 대다수의 구성원들은 연초에 수립한 KPI의 내용은 기억하지 못한 채 1년을 지내오다 연말 평가가 다가와서야, 자신의 KPI가 무엇이며 어느정도의 성과를 달성했는지를 따져보게 되었다. 연말에 자신이 달성한 성과들을 되돌아보고, 인사팀에 KPI 달성률을 제출해 조직/개인 성과평가를 받는 식의 행위가 만연해졌다. KPI는 목표 달성을 위해, 기간을 쪼개고 어느정도의 달성률을 해야하는지 스스로 점검하는 핵심성과지표였으나, 연말 성과평가를 측정하는 평가도구가 되어버린 것이다.


조금의 변화를 꾀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여전히 경영진과 HR 부서는 MBO, 새로등장한 BSC, 그리고 KPI를 구성원들의 평가지표로서만 생각하고 활용했다. 이는 기업 내부의 불만 뿐 아니라, 새로운 시대로 변화하는 상황과도 맞지 않았다. IT기업의 등장, 경쟁구도의 다양화, 초연결시대, 이직시장의 활성화, 대한민국 경제성장 등 다양한 이슈들이 기업들의 성과관리 시스템에 변화를 촉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요즘 시대 성과관리, OKR이 진리일까? - ② : 성과관리 3.0과 4.0, 그리고 OKR] 에서 계속






많은 부분이 비약일 수 있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다양한 의견을 주신다면 수정/보완 하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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