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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스정 Mar 22. 2022

요즘 시대 성과관리, OKR이 진리일까? - ②

성과관리 3.0과 4.0, 그리고 OKR

▶ 지난편 보기 [요즘 시대 성과관리, OKR이 진리일까? - ① : 역사로 알아보는 성과관리 1.0 & 2.0] 





성과관리는 단순히 '성과/평가방식 설계'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시대의 흐름과 삶의 방식 속에서 변화하는 점들을 캐치하고 고민해야한다. 성과관리라는 것은, 결국 <기업의 목표달성>을 위한 방법이기 때문에 경영환경과 사람들의 생활습관, 패턴, 행동을 통해서 전반적으로 다뤄져야하는 것이다. 즉,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확인하고, 시장 환경을 분석해 만들어지는 <사람 경영방식>인 것이다.


2000년대 이전, 성과관리 1.0을 지나 2000~2010년대의 성과관리 2.0의 시대를 거쳤다. 조금 더 정교한 방식으로 성과관리 방식을 만들었지만, '정교함'은 시대상을 반영한 성과관리가 아닌 '평가관리' 방식만을 담았다. 피터 드러커는 "많은 기업들이 MBO의 방식을 채택했다고 하지만, 정작 제대로 하고 있는 기업은 몇 없다. 그리고 그 기업들은 성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기업들이 MBO를 겉핥기로만 활용했고, KPI와 BSC 또한 마찬가지로 활용하고 있었다. 그 과정 속에서, 2010년 이후 성과관리 3.0 이 등장했다.



3. 성과관리 3.0 (2010년 이후)



2010년을 기점으로 산업이 생산/제조 중심에서 IT 산업으로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애플, MS, 구글 등의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컴퓨터의 대중화에 이은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사람들의 일상이 컴퓨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왔다. 자본이 제조/생산업에서 IT산업으로 옮겨오기 시작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IT산업으로 소비자들이 몰린 것이다. 손 안에 있는 작은 컴퓨터로 사람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손 안에 있는 작은 컴퓨터로 소비를 시작했고, 정보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사람이 모여드는 스마트폰 속 세상에서 자본주의가 싹트기 시작한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젊은 창업자들은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자신의 손으로 제품(SW제품 등)을 개발하고 경영을 시작했다. 개발자들에게 밤과 낮이란 없었다. 일어나서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자고 싶을 때 자는. 어찌됐건 자신이 일을 해야 할 때 하는 'Free함' 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사람들이 창업자가 되고, 경영자가 되었다. 스마트폰의 등장에 맞춰, 많은 개발자들이 어플리케이션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규모 자본이 필요했던 시장이었던 과거와 달리, 판관비(판매관리비)가 필요없는 시장이었던터라 젊은 경영자들이 많이 탄생했다. 특히 SNS 라는 것이 등장하면서 소셜 네트워크 산업이 크게 발달했다.



이러한 산업 발달은 기업의 구성원 뿐만 아니라, 취업을 준비하는 세대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실리콘밸리의 개발자 문화는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가에서 이미 널리 알려진 경영방식이 되었다. 개발 업무 특성 상, 진행되는 '수상시 피드백'과 '스크럼 방식'을 통해서, 상호소통관계를 중요시하며 수평적 조직문화가 형성되었다. 또한 수상시 소통은 기존의 연 단위 평가방식이 아닌 반기/분기 평가 방식을 선호하게 되었다.


사람의 인식 뿐 아니라, 경영환경도 바뀌었다. IT산업이 크게 증가하면서, 정보 교류가 실시간으로 이뤄졌고 SNS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정보들을 빠르게 취득할 수 있는 시대로 변했다. 고객들의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모아졌고, 온라인 중심 사업들은 오프라인에서 하지 못했던 고객DB 기반으로 그들의 취향을 정확하게 명중하는 시스템을 만들어갔다. 이는 기업들의 경영 속도를 훨씬 더 빠르고 복잡하게 만들었다. 쌓여가는 고객 데이터 속에서 빠른 의사정들이 필요했고, 사람들의 정보교류가 활발해질 수록 '신속한 의사결정', '창의성', '새로움'으로 고객에게 다가가야 했다.



더 이상 고객들은 기업들의 '제품출시'를 마냥 기다리지 않게 되었다. 대체재가 넘쳐났고, 기술력은 대부분 상향평준화되어 왠만한 제품들의 비교가 어려웠다. 그렇다고, 고객들은 아무 것이나 구매할 정도로 멍청하지도 않았다. 활발한 정보교류 속에서, 스마트한 소비자들은 제품을 비교하는 '비교견적사이트'를 이용해서 제품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기업은 보다 나은 제품을 빠르고, 세련되게 출시해야하는 압박감과 고객DB를 활용한 '정교한 마케팅'이 필요했다.


산업의 변화, 시장/경영환경의 변화, 실리콘밸리의 젊은 창업자들, 기업 구성원의 변화 등은 2010년 이후 성과관리 시스템의 대대적인 변화를 유도했다. 구글, MS, 애플 등의 IT 기업이 산업의 중심으로 넘어오면서 기존의 GE, FEDEX, Wall Mart 등 전통산업들의 경영방식이 점차 뒤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성과관리 3.0은 '기존 성과관리의 혁신'을 제안하기 시작한 것이다.




4. 성과관리 4.0(2018년 이후~)



2018년 존도어의 OKR(Objectives and Key Result)이 소개되었다. 구글의 성공비결이라고도 알려진 OKR은 등장 초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국내외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대표들은 OKR을 성과관리 도구로 활용하고자 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스타트업으로는 화장품 어플리케이션 기업인 화해(버드뷰), 본느부터 핀테크 기업인 토스. 비단 IT와 플랫폼 기업 뿐만 아니라, 제조업인 코스맥스와 아모레퍼시픽, 금융업인 신한라이프, 엔터테인먼트 산업인 카카오페이지 등 다양한 기업들이 OKR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OKR은 MBO와 같은 경영철학이다. 단순히 성과관리와 평가, 보상을 엮어 만드는 '인사제도'로서 활용할 수 있는 도구가 아니다. OKR은 현재 기업들이 당면한 경영환경 속에서, 보다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현재 구성원들의 상태와 문화에 대한 인지적 상황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한 '경영활동 방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시장환경의 변화와 기업의 구성원들이 생각하는 인지적 상태 또한 반드시 알아야할 필요가 있었다. OKR은 애시당초 <시대변화>와 <사람변화>를 기반으로 나온 경영철학이기 때문이다.



시장은 훨씬 복잡하고 빠르게 변했다. 특히 두드러진 시장은 단연 IT 기반의 '플랫폼 산업' 이다. 플랫폼은 말그대로 '커뮤니티'와 '소비'에 기반을 두고 있다. '사람이 몰린다' 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과거의 오프라인 시장의 이론이 온라인 시장으로 넘어온 것이다. 특히, 사람을 많이 모으는데 핵심산업으로 손꼽히던 유통산업이 E-커머스라는 이름으로 온라인으로 넘어왔다. 글로벌 기업 중에서 아마존, 알리바바 등이 대표적이며 국내에서는 종합커머스 쿠팡과 전문쇼핑몰인 무신사라고 할 수 있다.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 산업인 국내 대표 기업인 카카오는, 커뮤니티를 넘어서 모든 것을 연결한다는 생각으로 소비자들의 일상생활에 뛰어들었다. 캐릭터, 택시, 헤어샵, 엔터테인먼트, 골프 등 공격적인 사업을 펼쳤다. 판매관리비가 많이 들지 않는 사업으로 영업이익이 20~30%에 달하기 때문에 신속한 확장이 가능한 것이다. 이는 경영진들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촉구하는 사업환경의 변화를 대변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비단, 카카오 뿐만 아닌 전 산업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먼저하지 않으면, 쉽게 뺏긴다'는 생각으로 '선 조치 후 보고'의 개념이 경영문화에 자리잡게된 것이다.



경영환경 뿐 아니라, 기업을 구성하는 구성원들의 생각과 인식의 차이도 뚜렷하게 바뀌었다. 새로운 기업의 구성원들로 대두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MZ세대는 실리콘밸리의 젊은 창업가들을 보며 성장했고, 그들이 만든 제품들을 사용해왔다. 차고에서 시작해서 굴지의 IT 기업으로 성장한 실리콘밸리 창업자들의 도전적인 마인드가 '기업 문화'의 핵심으로 떠오른 것이다. 또한 제조업/생산업/금융업 중심의 산업으로 성공한 대기업의 수직적인 구조가 '기업 문화'의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했던 과거와 달리, 정보의 홍수 속에서 본인들이 맞는 정보들을 취사선택할 수 있었고 '자율과 자유'를 존중받는 세대였다. 뿐만 아니라, 많은 정보를 통해 '불평등한 정보'를 받던 과거와는 다르게 '모두가 동등한 공정한 방식'을 선호했다.


무엇보다 '숏폼 콘텐츠'를 선호하는 것처럼, 다량의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서 시간을 절약하고 선택과 결정을 빨리하는 것이 일상인 세대이다. [실행 → 개선 → 실행 → 개선]의 싸이클을 선호하기도 한다. '성과를 위해서는 도전과 실패는 용인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으로 박혀있는 세대이기도 하다. 이들은 이러한 자신들의 생각들을 기업에게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방식으로 성과를 창출해내는 것이 바로 요즘 구성원들인 것이다.



기업의 구성원들도 변하고, 시장환경도 변하니 당연히 경영진의 인식과 활동 방식도 변해야 했다. OKR은 이들을 위한 경영방식이다. '자율과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며, 도전적인 목표를 지향하게끔 하되 - '신뢰'를 통한 '업무에 대한 책임감과 의사결정권'을 주어, 젊음을 보다 열심히 불태우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것이 비단 요즘 세대에게만 통용되는 것일까? 물론 아닐 것이다. 기성 세대들 또한 그러했고, MZ세대 이전 시대를 주름잡았던 X세대 또한 그러했다. 하지만 그들과 MZ세대의 차이는 무엇일까?


앞서 말한 환경적 변화가 가장 큰 요인을 했다. X세대가 MZ세대만큼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세대라는 것은 변치 않는 진실이다. 하지만 X세대가 기업에 요구했던 것들의 대부분은 받아들여질 수 없었다. 왜일까? 그 시대상이 그러했고, 기업의 경영환경이 그러했기 때문이다. X세대가 주장하는 것은 '이상한 것'이었고, '기업환경에도 맞지 않는 이상향'이라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당시의 경영과 시장환경이 그러했고, X세대는 기업 구성원으로서는 '이상한 아이들'이라며 취급을 받았다. 그것은 자연스럽게 그들이 '자율과 개방'의 특징을 저버리고 기업환경에 순응하도록 만들어버렸다.


그러나 현재는 다르다. 기업 구성원들의 대부분 인식이 다르고, 경영활동을 위한 사고방식도 다르다. 고객과 소비자의 인식도 다르다. 만약, 기업이 지금의 경영방식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핵심인재'를 떠나보내고, 허리를 잃고 주춤대는 기업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OKR은 이러한 전반적인 상황을 컨트롤 할 수 있는 '경영방식'으로 떠올랐다. 애초에 미국 산업을 따라는 한국산업이다보니, 미국 산업에서 떠오른 OKR은 자연스럽게 한국 산업에도 적용될 수 밖에 없었다. OKR이 성공할 수 있는 핵심 포인트는


① 목표에 대한 회사/구성원 간 Align
② 도전적인 목표에 대한 실패 용인 문화
③ 실패를 통해 성공에 필요한 피드백 즉각 반영을 위한 CFR
④ 지속적인 회의를 통한 목표 수정/집중/정렬
⑤ 경영진의 OKR 철학에 대한 이해이다.


그리고 국내에 소개된 지 4년, 대한민국 기업들의 OKR은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을까? 현재 대한민국 기업들의 상당수는 OKR의 목적인 '기업의 목표관리' 방식과 '경영철학' 과는 거리가 먼 방식으로 채택하고 있으며, 자신들이 원하는 입맛에 맞게 변형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구성원들은 "또 일거리가 하나 늘었네"라는 부정적 인식이 만연해졌다.


이 상황에서 특정 대기업은 말한다. "OKR에서 KPI로의 성과지표 회귀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 이 말도 잘못된 것이다. OKR은 경영의 도구이며, 단순히 성과지표로 보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담당자들은 'OKR=성과지표'라고 이해하고 있는 것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요즘 시대 성과관리, OKR이 진리일까? - ③ [대한민국의 OKR, 그리고 변화의 필요성]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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