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하고 여리고 위태로웠던, 그리고 지금도...
이십 대가 끝나면 감정의 기복도 줄어들 것이라고 믿었다. 사람에 대해 상처 받는 일도 줄고, 내가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일도 줄어 들것이라고...
삼십 대가 끝나가는 지금도 나는 여전히 쉽게 상처 받고, 쉽게 감동하고, 그로 인해 수 없이 많이 좌절하고 있다.
마음이 헝클어진다고 생각했다.
모든 생각과 감정들은 마치 꼭 제자리가 있어서 그곳에 놓아두어야만 하는 것처럼 가지런히 있었으면 했다.
제자리가 아닌 곳에 있는 생각과 감정들은 늘 나를 불편하게 했고, 불편하다 못해 때로는 위태롭게 만들었다.
감정들에 제자리라는 게 있을 리 만무하다.
단지 남들이 내 감정을 아는 게 싫었기 때문이었다. 일차적인 슬프고 기쁘고 화나 있는 감정뿐만 아니라, 복합적인 감정들까지 무엇하나 들키고 싶지 않아서 내 마음이라는 것은 늘 정리가 잘 된 상태로 조용히 머물러 있어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강할수록 나를 정말 잘 알아주는 사람에게 위로받고 싶다는 마음도 컸다. 사람에게 독심술이나 텔레파시가 있을 리 만무하지만, 말로 설명해도 이해 못할 상황에서 그냥 내 마음을 누가 알아줬으면이라니... 지독히도 이기적이어라.
- 유난히도 여리고 아픈 사람들을 위한 글을 쓰는 사람, K.J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