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이란게 무서운 거더군...
어릴때 다른건 따로 배운 적이 없는데, 피아노는 몇년을 레슨을 받았다. 흔히 말하는 체르니 몇번, 피아노 소곡집 뭐뭐뭐 이런 순서대로.
집에는 일년에 한번 열어볼까 말까한 피아노가 한대 있는데, 중학생때 이후로 피아노에 거의 손을 안댔으니 피아노 실력은 초등학교 4~5학년때 수준에서 한참 멀어진 상태이다.
악보는 읽을 줄 알지만, 손가락은 읽어내는 속도를 전혀 따라가질 못하거나 엉뚱한 건반을 짚어내는 일이 다반사라 제대로 연주를 끝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나 다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들으면 열개의 손가락이 멜로디에 맞춰 움직이는 걸 보면 습관이 만든 행동이 여기저기 많이도 들러붙어 있구나 싶을때가 많다.
그래서 내가 습관적으로 하는 말과 행동들은 어디서부터,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가끔 궁금할때가 있다.
원래 그렇게 태어난 사람은 없다. 사람마다 기질이 조금씩 다르긴 해도 자라면서 무언가 반복적으로 행동하고 생각하면서 만들어진 습관들이 오늘의 나로 표현이 된다.
가끔 피아노를 볼때마다 나는 왜 자리만 차지하는 저 피아노를 계속 버리질 못하는지를 고민하게 되는데, 아마 피아노로 연결된 어릴 때 기억들을 물건으로 대치하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치지도 않을 피아노를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의 이유가 아마 비슷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