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다시 만나서는 안 될 그녀
뜨겁게 사랑했다.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한여름 밤을 시작으로.
내 나이 스물, 용돈을 벌기 위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었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야간 편의점에서 첫사랑을 만났다. 청순하고, 섹시한 모습에 한참을 멍하니 바라봤다. 빠져들었다. 호기심인지 청춘의 숙제였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언제부터인가 그녀는 나와 함께 있었고, 서로 입맞춤하는 것을 즐겼다. 그녀가 나쁜 여자라는 것은 누가 봐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치명적인 매력에 빠져나올 수 없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군대에 가게 됐다. 자연스럽게 그녀와도 멀어졌고 그게 이별인 줄 알았다.
그 후 반년이 지난 어느 날 군대에서 선임에게 크게 혼이 났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그 날, 내 모자 위의 작대기 한 개가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풀이 죽은 상태로 막사 밖으로 나왔다. 때마침 그녀가 떠올랐다. 그리고 그녀와 다시 입을 맞췄다. 말하지 않아도 내 속을 아는 그녀가 좋았다. 우리는 언제나 함께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기쁠 때나 슬플 때, 누군가와 처음 만날 때, 그리고 아무 이유 없이 그냥... 그렇게 그녀와 10여 년을 만났다. 그런 사랑에도 불구하고 그녀와 이별했다.
담배. 오랜 시간 나의 연인이었지만 치명적인 독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하다. 죽을 만큼 괴로웠던 독감을 앓을 때, 피가 서린 기침을 하면서도 담배를 입에 무는 나 자신이 너무 한심했다. 그래서 이별을 고했다. 쉽지 않았다. 무기력하고 졸린 것은 물론, 아주 작은 것에도 매우 화낼 만큼 예민하기도 했다. 그렇게 1년이 지났고, 그녀와의 이별에 성공했다. 가끔 오늘 같은 날에는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