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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혼자가 된 친구

암투병중 하늘나라로 간 친구 남편

by 자람


지난 토요일, 갑작스러운 문자 한 통을 받았다.


초등학교와 대학 친구였지만 사는 지역이 달라

sns로만 간간히 서로의 소식을 들었던 친구 A가 보낸

메시지 였다.



'누가 돌아 가신 걸까?'


곧이어 다른 대학 친구 B에게서 전화가 왔다.

친구 A 남편이 암 투병 중

하늘나라로 갔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A는 아직 40대, 너무 젊다.


우린 부랴 부랴 시간 약속을 잡고

장례식장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친구와 들어간 장례식장에서

남편을 잃고 황망해하는

친구 A 를 발견했다.

그의 부모님도.


A의 부모님은 어렸을 적 내가 살던 작은 동네에서

사진관을 하셨기에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 있었다.

많이 늙으셨다.


초점 없는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고 계셨다.

갑작스럽게 혼자가 된 딸과 손자를 생각하며

마음 아파하시는 모습이었다.


A는 대학 때 모습 그대로였다.


A는 씩씩하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대학생활도 즐겁고 유쾌하게 보냈다.


그랬던 A가

내 앞에 상복을 입고 서 있다.


'아직도 이렇게 앳되고 예쁜데....

내 친구는 이제 어떡하나'


상복을 입은 A를 보자 갑자기 눈물이 흘렀다

나를 본 A도 금세 눈가가 촉촉해진다.


상주 자리에 친구와 그의 고운 아들이 서 있었다.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내 친구 A는 거기 있을 친구가

아닌 것처럼 어색했다.


A의 남편 사인은 간암이었다.

진단받은 지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하늘나라로 갔다고 했다.


이렇게 예쁜 아내와 예쁜 아이를 두고

어떻게 떠날 수 있었을까.


그래도 마지막까지 미소 지으며

인사하고 떠났다니

그의 삶이 모질고 힘든 삶 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다시 만날 기약이 있었으니,

함께 했던 행복한 추억이 있었으니,

서로가 서로에게 최선의 사랑을

주었으니

후회 없는 마지막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집에 온 지금도

친구의 마지막 얼굴이 떠오른다.


슬픈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위해 기도해 달라던 그 모습에

마음이 짠 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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