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종이의 유학을 결정하고
내 마음에는 편치 않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회사와 집을 오가는 반복된 일상 속에서,
가족과 함께한 시간이 과연 얼마나 되었을까?
주중에는 새벽같이 출근하고, 야근이나 회식이 이어져
집에 돌아오면 늘 자정을 지나곤 했다.
잠이 부족한 나날이 이어지다 보니,
주말에는 그간 미뤄둔 잠을 청하거나
혹은 못다 한 회사 일을 집에서 마무리하는 게 다반사였다.
주말에 한 번은 반드시 시간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드시 민종이와 마주 앉아 진심을 나누기로
그 아이가 곧 떠나게 될 낯선 길목 앞에서,
아버지로서 해줘야 할 말이 있을 것 같았다.
토요일 아침, 햇살이 창문을 넘어 방에 눈부시게 들어왔다.
눈을 비비고 일어나 거실로 나갔더니
민종이가 소파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고 있었다.
“민종이 잘 잤어? 주말인데 더 자야지.”
민종이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면서 말을 걸었다.
민종이는 책을 접고 나를 향해 환하게 미소 짓는다.
“아빠, 안녕히 주무셨어요?
새벽에 잠이 안 와서 그냥 일어났어요.
딱히 할 일이 없어서 책을 읽고 있었고요.”
나는 민종이를 향해 물었다.
“그랬구나. 무슨 일이라도 있니?”
민종이는 보던 책을 소파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아빠도 아시는 것처럼 이제 유학을 가게 되었잖아요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하지 않은 것 같아요.
제가 가서 잘할 수 있을지. 말은 잘 통할지 걱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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