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웠던 여름이 끝나고,
선선한 바람이 감도는 어느 가을 저녁.
고깃집 계산대 앞에 선 나는
손님들 속에 녹아들어 일하고 있었다.
구워지는 고기 냄새, 손님들 웃음소리가
좁은 공간을 가득 메웠다.
땀이 이마를 타고 흘러내렸지만,
늘 그래왔듯 아무렇지 않게
손님들께 행복을 드리고 있었다.
퇴근 시간이 다가올 무렵
갑자기 머리가 어지럽고, 식은땀이 나는 걸 느꼈다.
내가 지금 좀 피곤한가?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다.
주방으로 가는 길 근처에 정수기로 이동했다.
가볍게 물 한잔을 마시는데 손이 떨리는 걸 느꼈다.
왜 그러지?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않은 상황이라 당황을 했다.
그래도 퇴근 시간이 다 되었으니 조금만 더 참아보자.
이미 등에는 목욕을 한 것처럼 땀으로 흠뻑 젖었고,
손의 떨림은 물을 마시던 때와 다르게 점점 늘어만 갔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어지럼증까지…
최대한 티가 나지 않게 하기 위해 힘을 쏟아부었다.
다행히 퇴근시간까지
나를 제외한 직원들과 손님들은 내 증상을 알 수가 없었다.
마지막 손님께 인사를 드리고,
가게 정리를 한 후 직원들과 웃으면서 인사를 했다.
집으로 가는 길은 술을 마신 사람처럼
머리가 빙빙 도는 게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은 아니라는 걸 느낄 수밖에 없었다.
빠른 걸음으로 집에 도착해서 옷을 벗지도 못한 채
침대에 누워 그냥 잠이 들었다.
아침 햇살에 눈을 떴는데
옷과 이불이 내 땀으로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몸을 일으키려 해도 내가 스스로 일어날 수 없었다.
뭔가 내 몸에 문제가 생겼음을 예감할 수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대로 회사 출근은 어렵고,
긴급하게 병원 방문이 필요하는 걸 느꼈다.
한 번도 이런 경험을 해 본 적이 없었는데
혼자인 게 너무 무섭고 겁이 났다.
있는 힘을 모아 119 구조대에 연락을 하고,
현재의 내 몸 상태를 알려드렸다.
"여보세요, 지금, 너무 아파서 몸을 움직일 수가 없어요."
통화를 마치고, 약 5분 이내에 구급대가 도착을 했고,
나는 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긴급 이송이 되었다.
구조대원과 간호사의 도움을 받아 응급실 침대에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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