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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아 ~ 미안해

(00에게 보내는 편지)

by 주아

00 아 ~ 미안해.


나에게 친구란

오랜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것 같고,

조그만 잘못이 있었다 해도

톡톡 털어내고 이해하는 사이라고 생각해.


하지만 너는 친구가 아님에도

나를 이해해 줘서 정말 고맙고 너무 미안해.


가족과 친구가 아님에도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건 쉽지 않아.

그리고 그런 마음을 갖는 것도 어려워.


내가 네게 해준 것도 없고,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

나에게 친절과 배려와 용서해 줘서

난 정말 어찌할 바를 모르겠어.


상대의 조그만 배려가

얼마나 큰 도움이 되고

일어날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건

바보가 아닌 이상 크게 느낄 거야.


난 지금 네게 그런 기분인 거야.

내가 잘해준 것도 없는데

나의 잘못을 용서해 주고,

추가로 나를 배려해 준다는 건

너무너무 감사한 일인 거야.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라고

긴장하고 있는 나를 위로해 주고,

오히려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배려가 담긴 따뜻한 말 한마디는

내가 앞으로 살아가는데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되는 말이고,

행동이라고 꼭 기억할게.


나도 네가 잘못을 한다 해도

지금의 너처럼 잘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최대한 노력할게.


언제나 어디서나 너의 그 용서와 고마움은

내가 평생 기억하고 살아갈게.

그리고 미안한 마음 꼭 기억할게.

용서했다고 나의 잘못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꼭 기억할 필요가 있는 거지.


다시 한번 나의 잘못 때문에 미안하고,

용서해 줘서 너무 고마워.


주인공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편지 속에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사과의 편지를 받아본다면
무엇을 잘못했는지 밝히지 않아도
그 잘못을 알고 있을 수 있습니다.

단, 많은 시간이 흘렀고,
그동안 많은 잘못이 있는 상황 속에서
하나의 잘못을 꼭 집어 얘기하지 않는다면
어떤 잘못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오래되지 않았고,
평소에 잘못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기억이 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쓰는 편지는
제가 쓴 게 맞지만
여러분의 상상과 00을 여러분의
가족이나 지인분들을 떠올리며
다시 읽어보시기 위한 목적이 있습니다.

앞선 편지에서도 전해 드렸지만
저는 저의 편지를 통해 여러분께서
그동안 연락하지 못했던 기억나는 분들과
오랜만에 안부도 묻고
연락을 하기 위함입니다.

이번 브런치북에서 저의 역할은
여러분과 여러분의 지인을
오랜만에 연결하는
다리 역할이라고 기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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