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함께 한 추억을 기록으로 남긴다)
나는 잠들기 전 책상에 앉아
그와 함께 한 추억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방학이 이제 2주 뒤면 끝이 난다.
그동안 난 무엇을 하며 지냈을까?
이제 내년이면 고3인데
방학을 이렇게 보내고 있다니
나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마음을 다 잡고 도서관에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일찍부터 일어나서 공부할 태블릿과 노트,
몇 권의 문제집과 필기도구를 챙겼다.
이른 아침이었음에도
도서관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다른 주말과는 다소 차이가 있음을 느꼈다.
방학기간과 주말이라 아마도 더 많았을 것 같다.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의자에 앉아
태블릿을 책상 위에 올리는 순간이었다.
그가 바로 내 옆자리고 그가 나에게 음료를 건넨다.
이렇게 잘 생기고 인기도 많은 애가 왜 내 옆에?
떨려서 공부도 안 될 것 같았다.
그는 어떤 향수를 썼는지 너무 좋은 향이 느껴졌다.
향수향 때문인지 내가 그를 좋아하기 때문인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도서관 안에는
그의 향기가 가득 채워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너무 떨렸지만 아닌 척 용기를 내고,
그에게 밖으로 나오라고 손짓하고
그를 밖에서 만났다.
그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그의 말이 하나도 들리지 않는 듯 느껴졌다.
이런 게 짝사랑이라는 걸까?
그의 이름은 "김동현" 드디어 이름을 알았다.
많은 여학생들이 그를 좋아한다.
나도 그중 한 명이다.
동현이가 나를 보려고
일부러 내가 다니는 도서관으로
내가 다니는 시간에 맞춰 왔다고 말한다.
공부하러 온 게 아니고 나를 보러 왔다고...
하필 집에서 제일 편한 옷을 입고 왔을 때
멋진 그를 만나게 되다니 너무 창피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 담을 수 없었다.
도서관에서도 그의 인기는 많게 느껴졌다.
주변 여학생들의 시선이
나를 따갑게 만드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런 그가 지금 내 옆에 있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너무 떨려서 말도 잘 안 나오고
내 눈은 그를 보게 된다.
그의 얼굴과 그의 피부, 그의 손...
내 시선은 그에게 집중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아닌 척 연기하는
나의 모습은 연기대상 감이다.
그에게 고백을 받았을 때는
온몸에 번개를 맞은 것처럼 느낌이 이상했다.
기분 나쁜 이상함이 아니고 기분 좋은 짜릿함이다.
우리는 도서관을 나와 카페로 이동했는데
여기서 그의 모습은 더 멋지게 보였다.
아름다운 카페 분위기와 그가 입은 슈트를 보니
패션쇼를 보고 있는 듯 느꼈다.
너무 멋있고 연예인을 보는 듯 느꼈다.
그가 커피를 가져왔는데
더운 날임에도 나에게 보여 주려고
따뜻한 라테를 주문한 그에게 너무 고마웠다.
커피에서 하얀 우유 거품으로
'1日'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그가 나에게 건넨 종이 한 장.
나에게 말이 아닌 글로 두 번째 고백을 했다.
성인이었다면 아마도
이게 프러포즈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의 글씨는 너무 나도 잘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친구는 과연 부족한 게 무엇일까?
그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더 얘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의 초라한 복장 때문에
주변의 사람들의 시선과
작은 귓속말은 나를 괴롭혔다.
나는 아쉽지만 그 자리를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그에게 옷을 핑계로 대충 돌려 말하고 그냥 나왔다.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너무 빨리 나와서 그의 연락처를 받지 못했고,
나도 그에게 연락처를 건네지 못했다.
그와 연락할 방법이 없었고,
방학 중이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더 적었다.
내일 또 그를 보고 싶은데 나의 행동을 후회했다.
분명히 SNS를 하고 있을 거야.
난 여기저기 모두 찾아봤지만
그를 찾을 수 없었다.
학교 친구들의 SNS 통해
그와 친구들이 찍은 사진들을 볼 수 있었으나,
그의 댓글조차도 찾을 수 없었다.
다시 한번 내 행동을 후회할 수밖에 없었다.
왜 조금만 더 참을 걸... 주변의 시선이 뭐라고...
집에 있는 내내 휴대폰만 보고 있었다.
나처럼 그도 나의 SNS를 찾아보고 연락을 주거나
친구들을 통해 내 연락처를 알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기다리게 되었다.
언제쯤 그에게 연락이 올까?
일기를 쓰고 있는 지금도 나의 시선은 휴대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