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고백

(그와 첫 만남의 시작)

by 주아

"내가 왜 좋은데?"

나는 그를 보고 물었다.


그는 당황을 많이 한 듯 보였고,

더워서 그런지 긴장해서 그런지

이마에 땀이 송굴송굴 맺혀있었다.

쭉 뻗어 내린 손에서 떨림이 느껴졌다.


그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어~ 내가 널 왜 좋아하냐면?

난 그냥 네가 순수해서 좋았어.


다른 친구들과는 다른 말하기 어려운

너에게는 사람을 끄는 매력이 느껴져."


그의 대답을 듣고 내가 오히려 당황을 했다.

(혼잣말) 내가 매력이 있다고?

나도 그를 좋아하는데 지금 우리 썸인가?


나는 용기를 내어 그에게 물었다.

"너 그럼 나한테 지금 고백하는 거야?"


그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응 ~ 그런 거 같아"


난 그를 향해 소리 높여 말했다.

"야~ 그런 거면 그런 거지.

그런 거 같아는 뭐야?

이게 어떻게 고백하는 거야?"

그는 고개를 들며 다시 말했다.

"미안~ 내가 널 좋아하는데

용기가 나지 않아서."


나는 하늘을 한번 바라보고

다시 그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야~ 남자가 고백하는데 그게 뭐야.

자신감 있고 박력 넘치게 해야지.

잘 봐.

야~ 나 너 좋아해. 우리 만나자."


그는 내 눈을 바라보며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쉬고 다시 고개를 들며 말했다.

"최수지, 우리 만나자. "


그의 말을 듣고 난 한동안 대답을 못했다.

사실 나도 쑥스러운 건 마찬가지였다.

내 가슴은 큰북을 울리듯 크게 요동쳤다.


나는 고민 끝에 드디어 입을 열었다.

"나 너 이름도 모르는데 어떻게 만나냐?"


그가 내 대답을 듣고 웃으며 말한다.

"나 2학년 7반 김동현이야.

그럼 우리 이제 만나는 거지?"


나도 웃으며 그에게 악수를 청했다.

"그래~ 우리 손잡아 보자."


그는 기분이 좋았는지 손을 잡고 흔들었다.

그의 손을 잡는 순간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날씨가 더워서 간단하게 악수만 하려고 했는데

그도 나도 손을 놓지 않았다.


잠시 우리는 침묵이었다가 그가 용기 내어 말했다.

"최수지~ 이제 나는 "야"가 아니야.

이제 "김동현"이라고 불러."


나는 순간 웃음이 새어 나왔다.

만남을 시작하고 첫마디가 이름이라니...


"그래, 김동현. 이제 김동현이라 부를게.

우리 이제 들어가자. 너무 덥다.

공부할 거 챙겨 왔어?"


그는 너무 자신감 있게 말했다.

"아니, 나 가방에 너와 마실 음료 2개만 가져왔어.

난 공부하러 온 게 아니고

너에게 고백하러 온 거야."


난 너무 어이가 없었다.

(혼잣말) 공부하러 도서관에 오는데

빈 가방이라니.

제 돌아이 아니야. 만나도 되나?


그리고 그에게 말을 했다.

"김동현, 그럼 나도 오늘은 공부 쉰다.

들어가서 짐 정리하고

도서관 앞에서 커피 한잔하자.

대신 커피는 네가 사라. 나 공부 못한 값이야."


"그래~ 알았어.

내가 정리하는 것도 도와주고, 커피도 살게."

그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나에게 대답했다.


우리는 도서관으로 다시 들어갔다.

도서관에서 밖으로 나올 때는 그냥 그랬는데

그와 같이 들어가는데

왜 이리 발걸음 안 떨어지는지

이상하게만 느껴졌다.


내 자리에 펼쳐진 태블릿과 책, 공책을

가방에 넣고 그와 함께 빠져나왔다.


도서관이라 그런지

발걸음 소리도 미안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우리는 조심스럽게 나와

도서관 밖 카페에 갔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조용하고 잔잔한 음악과 찐한 커피 향이 가득했다.


그는 나에게 한 테이블 손으로 가리키며

얼른 이동해 의자를 빼주는 모습이 보였다.

어디서 보고 배웠는지 약간 어설프기도 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동현, 고마워."


"아니야~ 여기 앉아있어.

내가 음료 주문할게.

아메리카노 마실래? 라테 마실래?"


"동현아~ 나는 아이스라테 마실래."


"그래 그럼 나도 너랑 같은 아이스라테 마실래.”


그는 주문하는 곳으로 이동하면서 말을 했고,

직원분과 많은 이야기를 하다가

뒤를 돌아 나를 보며 웃는다.


나를 보며 웃는 그를 바라보다가

주변을 돌아보았다.


카페 안에는 아이보리 색깔의 도장과

주황색 작은 전구 불빛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테이블은 깨끗하고

맑은 연한 분홍빛 색을 띠고 있으며

테두리는 둥근 타원형으로

4인용 정도 크기로 보인다.


의자는 폭신한 구름 같은 느낌이 들고,

검은색 얇은 테두리와 하얀색으로 되어 있어

마치 솜이불을 앉아 있는 느낌이 든다.


그가 점점 나에게로 다가오는데

조용하던 심장이 열심히 뛰기 시작한다.

(혼잣말) 왜 그러지? 조용히 해. 내 심장아~


머리는 위로 살짝 올리고,

5:5 가르마지만 너무 자연스럽다.

그리고 얼굴은 왜 이리 하얗고,

피부가 깨끗해 보이는지

마치 내 피부였으면 좋겠다는 부러움이 생겼다.


검은색 슈트를 입고,

마지막으로 평범함 구두를 신고 왔는데

비율이 멋져서 그런지 내 눈에만 그렇게 보였는지

모델 한 명이 나에게 다가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너무나도 이쁜 카페로 인해

마치 패션쇼를 보는 듯 느껴졌다.

오늘 만남부터 몇 분 전까지

전혀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단 몇 분만에 그것도 주문하고

돌아서는 그의 모습을 보고

나에게로 다가오는 모습을 보고

느껴지다니 믿어지지 않았다.


내 맞은편 의자에 앉으며 그가 나에게 물었다.

“최수지, 내 얼굴에 뭐 묻었어?

나를 너무 보고 있어서 나도 모르게 긴장되잖아.”


“아~ 아니… 근데 그냥 보고 싶어 져.”

나도 모르게 내 목소리는 떨려있었고,

자신감이 없는 목소리로 대답을 하고 있었다.


나도 내가 갑자기 왜 이러지는 몰랐다.

박력 있게 말하던 내 모습은 어디로 간 걸까?


의자에 앉은 그를 보고 다시 나를 봤다.

내가 입고 있는 건

축 쳐진 티셔츠와 색 바랜 트레이닝 복이었다.


그와 너무 비교가 되는 옷차림이었고,

이 복장으로 영화에서 나올 것 같은

카페에 그와 앉아있다니

순간 너무 창피함을 몰려왔다.

하지만 나는 아닌 것처럼 당당함을 되찾으려 했다.


여러 생각을 하면서

멍하니 있는 나에게 그가 물었다.

“최수지, 너 이상하다. 갑자기 왜 이래?

내 얼굴에 뭐가 정말 묻었어?

왜 자꾸 내 얼굴만 보는 거야?”


나는 그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 내가 이상하지?

나도 내가 왜 그런지 모르겠어.

동현아~ 나 그냥 먼저 집에 가면 안 될까?

그냥 가고 싶어.”


멋진 모습을 하고 있는 그의 옆에 있는 내 모습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고

어딘가 모르게 부끄럽게 느껴졌다.


그가 조금 짜증 섞인 목소리로 나에게 말을 했다.

“최수지, 갑자기 왜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커피는 마셔야지.

여기 커피 비싼 곳이야.

널 위해서 일부러 여기까지 왔는데.”


나는 정신을 차리고 그에게 대답했다.

“알겠어. 내가 잠시 더위를 먹었나 봐. 미안해.”

더위를 먹은 게 아니고

그에게 콩깍지가 씌운 것 같다.


도서관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분위기 좋은 카페에 와서 보니

그가 왜 이렇게 멋있게 보이는지

지난번 축구 대항전에서

여학생들이 그를 바라보던 그 모습

그대로 내가 지금 그를 바라보고 있는 듯 느낀다.


나는 너무 넋 놓고 그를 바라보고 있어서 그런지

그는 쉽게 나에게 말을 걸지 못하고

뭔가에 취한 듯한

나를 마주 보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본다.


그러더니 나를 보며 조용히 말을 이어간다.

“최수지, 너 더위 먹은 게 맞는 것 같다. 이상해.”

남들이 들을까 봐 아주 들릴 듯 말 듯

조용하게 말을 했다.


나는 순간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를 향해 말했다.

“아니거든.”


내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자

그는 많이 놀랬듯 보였다.


그는 긴장을 한 듯 떨리는 목소리로

나를 향해 말을 했다.

“미~ 미안해.

나 일부러 그런 게 아니고 네가 걱정돼서 그랬어.”


갑자기 진동벨이 울리고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직원을 향해 걸어간다.


커피를 가져오는

그의 모습 왠지 모르게 더 멋있어 보인다.

그런데 분명 아이스라테 2잔이어야 하는데

2잔이 다르게 보인다.


그가 테이블로 커피 2잔을 올려놓는데 커피를 보고

나는 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한 잔은 아이스라테지만

다른 한잔은 “1일”이라고

적혀있는 따뜻한 라테였다.


그리고 그는 나를 향해 이렇게 말한다.

“최수지, 나랑 오늘부터 1일이다.

아이스라테는 네 것이고,

따뜻한 라테는 1일 기념으로 내가 주문했어.”


그의 말을 듣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아마 기쁨의 눈물일 것이고,

고마움의 눈물일 것이다.


“김동현, 날씨 더운데 나를 위해

일부러 준비해 줘서 정말 고마워.”

마음 같아서는 그를 안아주고 싶었지만 첫날이고,

왠지 어색해서 그냥 말로만 감사함을 전했다.


“최수지, 많이 고마워? 왜 눈물까지 흘려.”

그는 테이블 위에 있는

티슈 한 장을 꺼내 나에게 건네주었다.


나는 그 티슈를 받으며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할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티슈로 흘린 눈물을 닦고 있는데

그가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두세 번 접힌 종이처럼 보였다.


종이를 받아 열어보니

그 종이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최수지, 나를 만나줘서 고맙고,
그 누구보다 너를 행복하게 해 줄게.
이제 난 최수지 남자 친구이다~


커피 주문을 할 때 직원 분과 많은 대화를 하고,

시간도 다소 많이 걸린 것처럼 느꼈는데

그 시간에 준비를 한 것이었다.


“김동현 정말, 고마워. 나 솔직히 감동했어. “

그를 향해 감사함을 전하고 커피를 한잔 마셨다.

시원한 커피가 내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데

현재 뜨거운 내 마음을

같이 안고 내려가는 듯 느껴졌다.

뜨거웠던 마음이

왠지 가라앉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김동현, 너는 뜨거운 커피라서 먹기 불편하지?

내 거 한잔 마실래?”

나는 내 커피를 그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이건 네 건데 내가 어떻게 마셔.

난 그냥 이거 마실래.”


“야~ 김동현,

너 이거 안 마시면 우리 만남 취소한다.”

내가 이렇게 말하자

그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아니~ 아니야, 나 마실래.”

그는 내 커피를 받으며,

한 번에 시원하게 원샷을 했다.

카페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있었지만,

너무나도 더운 날씨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한 번에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뜨거운 커피를 준비했던

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김동현, 오늘은 미안한데

우리 그만 서로 집으로 가고,

조만간 다시 만나자.

그땐 나도 이쁘게 입고 올게.”


“알겠어, 수지야 ~ 나와 만나줘서 정말 고마워.”


“동현아~ 진짜 정말로 고맙다. 오늘 많이 놀랬어.”

나는 긴장을 안 한 듯 연기하며 진심을 전했다.


“최수지, 내가 진짜 잘해줄게. 나 잘 지켜봐 줘.”


“알겠어. 동현아~

나 좀 창피해서 먼저 집에 갈게. 고마워”

나는 옷을 핑계로 그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카페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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