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거울 앞에 서서
가만히 나를 들여다본다.
언제부터였을까
눈가에 머문 시간과
힘없이 내려앉은 턱선
한때 칼날 같이 날카롭던
모습은 어디로 갔을까
손끝으로 스치면
금세라도 사라질 듯한
이 낯설음.
풍성하던 머리는
군데군데 비어 있고
흰빛이 조용히 번져 있다
문득
이 얼굴이 내가 알던
그 사람이 아닌 것 같아
잠시 멈춘다
거울을
이렇게 오래 바라본 게
언제였던가
바쁘다는 이유로
나를 지나쳐온 시간들
그 사이에서
나는 조금씩 변해 있었구나
그리움이라고 하기엔
담담하고
슬픔이라고 하기엔
어딘가 비어 있는 마음
그저 흘러온 시간만이
조용히 남아 있다
나는
나를 알고 있다고 믿었는데
가장 늦게 알아보는 것도
나 자신이었음을
이제야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