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방스라는 말을 들으면
사람마다 떠오르는 이미지가 각각 다를테지만
나에게는 목가적이고 전원적인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 이유는 아마
중학교 시절 교과서에 나왔던
알퐁스 도데의 별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나는 지금도 기억한다.
아름다운 여주인공의 이름 스테파네트를.
실제로 내가
처음으로 프로방스에 갔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알퐁스 도데의 별이었다.
자동차로 뤼베롱 산지를 넘을 때
별의 무대가 뤼베롱 산지인 것도 그 때 처음 알았다.
하지만
내가 프로방스에 갔던 가장 큰 이유는
별의 영향 때문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넓은 라벤더 밭이 그곳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프로방스 가운데서도
발랑솔 지역은 압도적인 라벤더 풍경을 자랑한다.
프로방스는 일반적으로
프랑스의 남동부 지역을 일컫는다.
서쪽으로는 론(Rhone)강으로부터
동쪽으로는 이태리 국경까지 아우르는 지역을 말한다.
프로방스는
목가적이고 전원적인 지역인 동시에
여러 아름다운 소도시들을 품고 있다.
예컨데, 고흐드(Gordes),
아비뇽, 보니유, 무스띠에 쌩 마리,
아를, 루시용, 레 보 드 프로방스, 엑상 프로방스 등
보기만 해도 가슴 설레는 아름다운 소도시들을 품고있는 곳이 바로 프로방스이다.
뿐만 아니라
유럽의 그랜드 캐년이라 불리는
베흐동(Verdon) 협곡도 프로방스 지역에 있다.
나에겐 프로방스가
여전히 알퐁스 도데의
별의 추억이 있는 곳이기는 하지만
이제는 그 별에 대한 추억보다는
라벤더 필드에 대한 추억이 더 크게 자리잡고 있다.
그만큼
프로방스의 라벤더 필드는
나에게 크나큰 인상을 심어주었던 것이다.
라벤더 필드에 들어서면
일단 향긋하고 상큼한 라벤더향이 코끝뿐만 아니라
폐깊숙이 침투해 들어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수많은 벌들의
앵앵거리는 소리를 듣노라면
지상의 천국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라벤더의 색상은
일반적으로 보라색이지만
아침과 저녁, 그리고 한낮의 색감은 서로 다른 보라색을 보여준다.
말하자면
빛을 받은 라벤더와 그렇지 못한 라벤더는
그 색감에 있어서 확연히 차이가 난다.
뭐 그렇다고 해서
빛을 받은 라벤더의 색이 더 아름답고
렇지 못한 라벤더는 덜 아름답다는 말은 아니다.
빛을 받은 라벤더는 빛을 받은대로
그렇지 못한 라벤더는 그렇지 못한 대로의
고유하고 아름다운 라벤더 색을 각각 지니고 있다.
라벤더는
프로방스의 각 지역에 따라
일반적으로 6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하여
북쪽 지역은 7월 말까지, 혹은 8월 초까지 계속된다.
그러나 프로방스 대부분의 지역은
7월 중순이 되면 수확을 시작하기 때문에
라벤더의 절정을 보려면 7월 중순 이전에 가야 한다.
같은 지역이라도
라벤더를 좀 더 일찍 심은 곳은
7월 초부터 수확이 시작된다.
라벤더 수확 장면을 보는 것은
그 자체로 커다란 즐거움이다.
그러나
라벤더 수확 장면을 보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수확은 대개
아침 일찍부터 시작하고,
또 수확하는 장면을 보려면
그 시점에 정확히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데
그게 좀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라벤더를 수확하는 기계는
그 크기에 따라 어떤 경우는 한 줄씩,
보다 큰 기계는 한꺼번에 세 줄씩 수확하기도 한다.
프로방스의
라벤더 필드를 방문하거나 촬영하는 것은
인생의 버킷 리스트 하나를 이루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그 라벤더 필드에서 보낸 며칠 간,
아니 단 하루의 순간도 일생 동안 잊을 수 없는
황홀하고 감동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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