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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ahn Yoon Feb 24. 2024

우유니의 일몰 풍경



우리나라에서

어느 한 나라를 곧장 간다고 했을 때,

시간이 가장 많이 걸리는 나라 가운데 하나가 볼리비아이다. 


볼리비아는 또한 우리나라가

비자를 발급받아야만 갈 수 있는 

몇 안되는 나라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지방에 거주할 경우, 

서울까지 오고 가는 경비를 계산하면

생각보다 비용이 꽤 많이 들 뿐만 아니라

볼리비아 비자 발급받기 또한 상당히 번거롭고 까다롭다.


게다가 볼리비아는

남미에서도 가장 못사는 나라에 속해서 

교통이나 도로 여건 등이 상당히 불편하다.


수도인 라파즈만 해도

굴러다니는 택시의 70-80%는

대개 20-30년이 지난 고물 택시일 정도이다. 


그래서 라파즈는

해발이 높아 공기가 희박해서

안그래도 자동차 연소가 잘 되지 않는 마당에

자동차들까지 낡아서 매연이 생각보다 매우 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볼리비아를 방문하는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딱 한 가지, 바로 우유니 소금 평원 때문일 것이다. 



우유니 소금평원은 이처럼

모든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꼭 한 번 가볼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그 이유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가보면 안다.



내가 지금까지 본

가장 드넓은 소금평원은

유타의 보너빌 소금 평원이었다.


쏠레익에서 80번 프리웨이가

그래시 마운틴 휴게소를 지나면

보너빌까지 약 50마일(약 80km)의

직선도로가 끝도없이 이어지는데 


쉽게 말하면

서울에서 평택까지

직선도로라 생각하면 된다. 


직선도로 80km를 달리면

유타와 네바다의 경계 도시인

웬도버 끝자락에 이 보너빌 소금평원이 있다.


보너빌 소금 평원에서

일출이나 일몰을 촬영하면

여기가 우유니인지 보너빌인지 구별이 힘들만큼

보너빌 소금평원도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다.



양들의 침묵의 주인공이었던

앤서니 홉킨스가 주연한 영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디언”이

보너빌의 스피드웨이에서 촬영되었는데 


주인공 버트 먼로가

당시 68세였던 1967년,

600cc급인 인디언 모터사이클을 

개조해 만든, 출고된지 47년된 오토바이로

당시 시속 295km라는 대기록을 세워서 보너빌은 더 유명해졌다.


보너빌 소금 평원의

자동차 속도 최고 기록은

2018년에 수립된 시속 718km이다.


어쨌든 보너빌은 

시속 718km까지 달릴 수 있는

거대한 소금평원이라는 것을 말해 두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너빌(Bonneville) 소금평원은

우유니 소금 평원에 비하면 조족지혈, 새발의 피다.


보너빌 소금 평원의 면적이

100㎢인 반면 우유니 소금평원은

보너빌의 약 106배인 10,582㎢이다.



어떤 사람들은

우유니 소금 평원(Salar de Uyuni)을

우유니 소금 사막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무슨 근거로 소금 사막이라고 하는지 이유가 궁금하다.


사막이 뭔지 몰라서

그렇게 부른다면 무식한 것이고 


남들이 그렇게 부르니 

나도 그렇게 부른다면 부하뇌동하는 것이다. 


사실 우유니라는 지명은

우유니 소금 평원 뿐만 아니라

우유니 사막과 고원도 포함하고 있는 지역인데

이를 뭉뚱그려 우유니 소금 사막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우유니 소금펑원은

그냥 소금평원일 뿐이지 소금사막이 아니다.



우유니 소금 평원에서

렌트카로 자유롭게 투어하는 것은 

낭만적일 수 있지만 사실 이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 이유는

먼저 우유니에는

렌트카 회사가 없다는 것이고


다른 지역에서

렌트카를 빌려서

우유니에 오는 것 역시

굉장히 어려운 일일 뿐만 아니라


또, 어떻게 해서

우유니에 왔다 할지라도

우유니 소금 평원에서 길찾기란

모래더미에서 바늘 찾기보다 더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유니에서는

모두가 다 투어회사를 통해

우유니 소금 평원을 여행한다.


우유니 투어에는

여러 가지 옵션이 있는데

낮동안만 돌아보는 데이 투어,

일몰을 포함하는 풀 데이투어(Full day tour),


일몰과 별을 보는 일몰+스타라이트,

별과 일출을 보는 스타라이트+일출투어,


그리고 우유니를 거쳐 

칠레 국경까지가는 2박 3일 투어 등이 있다.



우유니는 흔히 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12월에서 3월 사이의 우기에만 해당되는 말이고


건기에 오게되면

우유니의 심볼과도 같은

물이있는 반영은 보기 어렵다.



우유니의 반영이

비가 내리는 우기에만 볼 수 있는 만큼

우기 시즌엔 건기보다 날씨가 좋지 않기 때문에


우유니에서 하루만 머문다면

좋은 반영을 보기가 어려울 수 있다.


물론 운이 따라준다면

하루만 머물러도 좋은 반영을 볼 수 있을테지만

좋은 사진을 촬영하려면 적어도 2∼3일은 머물러야 한다.



우유니에서 

멋진 일몰을 보기 위해서는

풀데이 투어나 일몰+스타라이트 투어를 신청해야만 한다.


풀데이 투어는 말 그대로

하루종일 이어지는 투어인데

보통 오전 10시 30분부터 일몰까지 이어지는 투어이다.


일몰+스타라이트 투어는

오후 4시 30분경부터 시작해서

일몰을 본 후에 잠시 휴식한 다음에

별이나 은하수를 보거나 촬영하는 투어이다.



우유니에서

일정상 하루만 머물 수 있다면

풀데이 투어를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틀을 머물 수 있다면

하루는 풀데이 투어, 나머지 하루는

일몰+스타라이트, 혹은 스타라이트+일출 투어가 좋다.


그 후에 2박 3일 투어로

칠레 아타카마로 넘어가면 

우유니 투어는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우유니에서

멋진 반영을 촬영할 수 있는 시간대는

보통 해뜨기 30분 전, 혹은 해가 지기 약 30분전부터 시작된다.


이 때쯤부터

가이드들은 의자를 활용하여

참가자들로 하여금 여러 가지 동작으로

재미있고 멋진 장면이 연출되도록 포즈를 취하게 한다. 



우유니는

다른 도시들과는 달리

우유니 소금 평원외에는

우유니 시내에서 즐길거리가 

아무 것도 없을 만큼 심심한 도시이다. 


그래서 장기여행자가 아닌 이상

우유니에서 이틀 이상 머무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하지만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우유니에서 3일은 머물러야 

원하는 사진을 제대로 촬영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좀처럼 오기 쉽지않은,

머나먼 볼리비아의 우유니까지 와서

짧은 기간 동안만 머문다면 그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일 것이다.



우유니에서 

머무는 날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좋은 사진을 촬영할 확률은 그만큼 더 높아지는 것이다. 



올해 1월 말, 

우유니에서 룸 3개에

4박을 예약하고 숙박비를 모두 지불했지만

사정에 의해 3박만 하고 우유니를 떠날 수 밖에 없었다.


룸 3개의 

하루치 숙박비는

당연히 돌려받지 못했다.


내년 1월에 다시 우유니에 갈 예정이다.

그 때는 꼭 4박을 다 채우고 더 좋은 사진을

촬영할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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