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tbit Charge2와 함께 한 3년의 기록
고작해야 생활방수 밖에 안 되는 나의 Fitbit Charge2를 실수로 바닷물에 담그는 사고가 벌어진 이후, 디스플레이가 한쪽 구석부터 서서히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일주일 정도 후에는 결국 아무것도 표시가 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가련한 트래커를 이제 장례를 치르듯 마지막으로 천천히 풀어낸 자리에는, 하얀 피부빛의 흔적이 선명히 남아있어, 나는 마치 환상통을 느끼는 몽롱한 환자처럼 자꾸만 그 자리를 더듬어 만지작거리게 된다.
삼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나와 함께 대양을 건너고, 산맥을 오르고, 들판을 가로지르고, 낯선 도시를 온종일 헤매 다니면서,
9백50만 보의 걸음과, 1만5천 층 높이의 오르막길과, 6천8백 킬로미터의 거리 동안 나의 발걸음을 기록하고, 한걸음 한걸음 용기를 북돋아 주던 이 작은 트래커를 소중히 끌어안고, 나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그 간의 추억의 되짚어 보네 어쩌네 하고 내가 여기에다가 쓴다면, 그것은 섬뜩한 피그말리오니즘의 공상과학 같은 이야기인 데다가, KT가 기가지니로 뢰브너 상 거머쥐는 꿈같은 소리에 불과하고,
드디어, 야외 운동에 편의성을 더해 줄 자체 GPS를 탑재하고, 수심 50미터 방수까지 허락하며, 수면 중 산소포화도까지 살펴줄 SpO2 센서까지 장착하여 새롭게 출시된 핏빗 차지4를 가지게 되었음을, 나는 이 자리에서 과시하고자 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