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르 인 크로에이시아에 왔다
Zadar라는 도시의 이름이 멋있는 것 같다. Z로 시작하는 것 자체가 멋진데 중간에 2개의 a 사이에 있는 z,d,r이 묘하게 균형미가 있는 느낌이다. 발음도 쟈다르~ 라고 하는 것이 약간 프랑스적인거 같기도 하고, 중동적인 맛이 있다. 날씨는 35도라서 해가 있을 때는 섣불리 밖에 나가기 부담스러운데 썸머타임이 있는지라, 8시나 돼야 해가 뉘엿뉘엿 기울어지기 시작한다. 습기가 없어 땀이 많이 나는건 아닌데 햇살이 강렬하다 못해 따갑다. 이런 날씨에 소망과 다툼이 없기를... 6인 혼성 도미토리 남녀커플 둘과 여여 커플 둘. 소망은 5시부터 자더니 9시 30분에 일어났다. 남녀 커플은 오후에 나가더니 아직도(11시) 돌아오지 않는다. 여여커플은 아까 8시쯤 들어오더니 씻고 일기쓰고 자기네들끼리 조잘조잘. 벽에 붙은 거미를 보더니 신중하게 때려 잡는다. 나누는 언어로 보아 어느 나라 사람인지 감이 안 온다. 추정컨데 이탈리아나, 크로에이시아, 아니면 몬테네그로? 건강미가 넘치는 듯. 어깨가 떡 벌어져 있고, 목소리가 허스키하다. 여자인데 약간 무서운 느낌. 20대 초반인거 같은데 누나라고 부르고 싶어진다. 누나 웨얼 아유 프럼? 이동일에는 언제나 피곤하다. 특히 소망이. 자다르에서 3박이나 하기로 했으니 이동일 빼고 내일하고 모레 이 도시를 즐겨야겠지. 화상을 입을 정도로 강렬하다. 우리는 더위의 절정에 지중해에 왔다. (아드리아해는 지중해라고 칩시다) 까뮈의 소설 이방인 주인공 뫼르소가 햇살이 너무 강렬해 사람을 죽인, 바로 그 지중해의 햇볕. 이방인 l'etranger. 한국외대 프랑스어 문학 교재. 나 그거 다 읽었나? 의식의 흐름 기법대로 일기를 쓰니 문맥이 이상하다. 괜찮아 내 일기장이니까. 요새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여행자의 경쟁심리' 세계일주다보니 세계일주자들의 인스타를 많이 팔로우 하게 된다. 그들의 인스타를 보면서 나는 미묘한 샘을 느낀다. 그들의 젊음, 화려한 사진, 감각적인 글을 부러워 한다. 아니, 정확히는 그들의 팔로워와 좋아요 수일지도. 걔네는 그런 게시물 많이 올려서 나중에 책 낼텐데 나는 지금 이렇게 해도 되는걸까? 일종의 경쟁업체라고 생각하는건 아닌지. 그러면서도 몇몇 인기 인스타의 여행 글들에 대해서는 유치하다는 생각과 '저건 좀 구려' 한다. 정말 이상한 심사. 여행자를 부러워 하는 여행자에 대해서는 브런치에 본격적으로 쓸 것이다. 오늘은 맛배기. 참내 여행 자체가 목적이고 의미여야 하는데 뭐 하는 짓거리인지... 마음을 다잡고 내 목소리에 진실한 여행을 하자. 근데 어제 내가 올린 사진 좋아요 몇 개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