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은 미리 짐작할 수 없다.
<글을 쓴다는 것의 의미>
내 친구 ㅁㅁ이는 글을 못 쓴다. 손가락이 없기 때문이다. 태어날 때부터 그랬다.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일상생활을 못 한다. 작가가 되고 싶어 했던 ㅁㅁ이에게 글쓰기는 꿈이다.
지금은 돌아가신 외할아버지는 글을 못 쓰셨다. 읽지도 못하셨다. 시쳇말로 까막눈. 일평생 농사만 하시고 8남매를 키우느라 인생을 흘려보내셨다. 군대 간 자식에게 편지 한 통 못 보내서 아쉬우셨다는 할아버지에게 글쓰기는 한이었다.
얼마 전 영화 <동주>를 보고 알게 된 사실인데, 윤동주 선생도 글을 못 쓰셨다. 정확히 말하면, 쓰고도 알릴 수 없었다. 숨겨야 했다. 한 글자라도 들켰다간 바로 일제 순사에게 붙잡히던 시절이었으니. 문인을 꿈꾸는 20대 청년에게 글쓰기는 해방이었다.
그들과 달리 나는 글을 쓴다. 원할 때마다 원하는 만큼 내키는 대로. 어디에다가도 쓸 수 있다.
글을 쓴다는 것.
그것은 당신이 완벽하게 자유롭고 독립적인 상태에 있음을 의미한다. 누군가에겐 이루지 못할 꿈, 평생의 한, 모든 속박으로부터의 해방을 별 어려움 없이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니까.
나는 펜을 들고 생각한다. 나의 글이 누군가의 꿈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 그러면 괜스레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