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갑자기 분위기 인터뷰

by 조정환Juancho


"브런치 잘 보고 있어(요)"

부쩍 많이 듣는다. 오랜만에 보는 자리거나, 분위기상 대화를 나눠야 할 때 상대가 꺼내주시는 경우가 많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물어보고 싶다. 재밌긴 하나요? 별로인 부분은 없나요? 혹시 정말 읽어보셨나요? 하지만 그러진 않는다.


그분은 단지 어색함을 깨려는 소재로 '내 브런치'를 택한 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볍게 인사치레로 던졌는데, 너무 자세히 물어보면 당황스러울 게 분명하다. 서로 곤란해지고 싶진 않다. 그 정도 여유는 남겨두고 싶은 마음. 내가 지금 뭔가를 열심히 쓰고 있고, 방송국 PD가 되겠구나라고만 생각해주시면 충분하다. 그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언젠가 내 콘텐츠를 제대로 보실 때 푹 빠지게 하면 되지 뭐.


11화 BGM) 지코(ZICO) - Artist https://www.youtube.com/watch?v=obzb7nlpXZ0


각설하고, 걱정스럽게 물어보시는 분도 있다.


Q1. 계속 그 일 하는거야?
A1. 물론 아니다. 검정고시는 1년에 두 번 있다. 4월과 8월. 계약은 4월 검정고시 시험볼 때까지다. 5월에도 몇번 참여해야 하는 자리가 있지만 단발성 미팅에 불과하다. 5월 2일 현재 나는 백수(혹은 알바하는 지망생)로 돌아왔다.


Q2. PD 준비하면서 그 일 하려면 바쁘겠다.
A2. 그렇지도 않다. 수업은 월요일에만 있고, 그나마 오후 2시 전에 다 끝난다. 초반엔 준비한다고 정신없었지만, 능숙해진 후로는 따로 에너지를 쓰지 않아도 됐다.


결론. 나는 변함없이 방송국 PD 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모든 생각과 행동이 그것과 관련되어 있고. 특히 2월부터는 FJS라는 곳에 다니고 있다. FJS는 '좋은 저널리스트, 좋은 언론환경을 만들자'가 목표인 비영리단체다. Frontier Journalism School. 운이 좋게 뽑혀서 무상교육 대상자가 됐다. 이 곳은 내게 방송사 공채에 뽑히는 방법을 가르쳐주진 않지만, 매주 고민거리들을 던져준다. 어떤 프로그램이 좋은 프로그램(기사)인가, 효과적으로 기획의도를 구현하는 방법은 뭘까, 출연진(취재원)과 PD의 거리를 어떻게 유지하는 게 좋을까, 뭐 이런 거.


생애 첫 제작 영상 <더 편리한 세상>. 유투브에서 볼 수 있다.


실습도 한다. 취재를 하고 영상을 만들어보게 한다. 이게 아주 굿 찬스. 나는 미디어학부 출신이 아니라 이런 지식이나 기술은 하나도 모르기 때문에, 기회만 되면 해보고 싶었다. PD를 준비한다는 놈이 카메라도 만져본 적이 없다니... 스터디룸에서 하릴없이 펜이나 굴리고 있으면 자괴감이 찾아왔... 하지만 이제 괜찮다. 나는 어도비 프리미엄 프로를 할 줄 안다! (ㅋㅋㅋ;;;)


한번은 5분짜리 영상을 만드는 과제를 받았다. 세상은 잘 모르지만, 나는 좀 아는 게 뭐가 있을까.


아! 학교 밖 청소년.


<학교 밖 청소년> 영상을 표현하기 위해 만든 자료들


갑자기 분위기 인터뷰. 발표자료와 기획안을 만들었다. FJS에서 한번, 꿈드림 친구들 앞에서 한번 내 생각을 풀어놨다. 딱히 반대하는 사람이 없다. 그렇다면 뭐, 해봐야겠다. 그렇게 학생들은 나의 인터뷰이가 되었다.


학교 밖 선생님. 별 뜻 없었다.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일이었다. 그런데 어느새 져버렸다. 나의 큰 무언가가 되어 버렸다. 인생이 또 이렇게 흘러가네.




추신1. 제가 만든 첫 영상은 유투브에서 볼 수 있습니다. 시간이 남으신다면, 관심 있으면 한번씩만 봐주세요! 영상에 대한 평가를 내려주셔도 되고요...! (악평 환영!) 자막이 없기 때문에 소리를 꼭 키우고 들으셔야 합니다다. https://www.youtube.com/watch?v=9b6DCKdFWpc


추신2. 인터뷰 영상은 연재 마칠 즈음에 공개하려고 합니다. 참고로 브런치 <학교 밖 청소년>의 마지막은 14화가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3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