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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나다 이군 Jun 04. 2023

낙오자 落伍者

落伍者  


그 길에서 멈춧, 이 길이 아니다  


1992






落伍者 +


그 남자가 걷는 길은

아무나 걷는 길이다

아무나 걷지만 물론

누구나 가는 길은 아니다

함께 걸어도 언제나 혼자인 길이며

가고 싶어 가는 것도 그렇다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단지 존재하기 때문에 가야만 하는 이 길은

누구나 그렇듯이 처음 가는 길이고

저마다의 길을 알고 가는 것도 아닌데

때로는 바람이 일러 

길을 알려주기도 하고

더러는 스스로 구름을 따라 걷기도 했다

얼마쯤이었을까

그 길에서 멈춧,

남자는 생각한다.

이 길이 아니다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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