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학교에서 아이를 잃어버리다.(1)

by 주다


딩동 댕동~

수업의 끝을 알리는 종소리.

삼삼오오 아이들이 건물 밖으로 걸어 나온다.

학기가 시작되고 바로 시작된 방과 후 수업으로 엄마들은 걱정 반 설렘 반

발을 동동거리며 하교하는 아이들을 맞이한다.

그 틈 사이로 나도 단풍이를 찾기 바쁘다.

방과 후 수업으로 단풍이가 선택한 레고 수업.

방과 후 수업은 교실을 찾아가야 하기 때문에 전날부터 방과 후 수업에 대해 단풍이 에게 단단히 일러둔다.

“수업 끝나고 교실에 있으면 레고 선생님이 단풍이 교실로 데리러 갈 거야,

수업은 5반에서 하니까 끝나고 그대로 현관으로 나오면 엄마가 기다리고 있을 거고”

단풍이는 알겠다며 잘할 수 있다고 나를 안심시켰다.


단풍이를 기다리며 나오는 아이들의 학년을 가늠해 본다.

선배미를 뽐내며 너끈히 가방을 들고 여유를 부리는 아이들은 2학년,

재료가방을 질질 바닥에 끌면서 힘겨운 발걸음을 옮기는 친구들은 딱 봐도 1학년이다.

단풍이도 질질 끌고 나오겠네. 그런데 왜 이렇게 안 나오지.

아이들이 엄마 손을 잡고 하하 호호 하교하는 모습을 한 참 보고 있지만 단풍이는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더는 건물 밖으로 나오는 아이들이 보이지 않자 나는 방과 후 선생님께 연락을 드린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단풍이 엄마예요.

다른 아이들은 다 나오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단풍이가 안 나와서 연락드렸어요.”

“안녕하세요. 어머니 단풍이가 정리하는데 시간이 좀 걸려서요. 금방 나갈 거예요.”

“네 알겠습니다. 선생님.”


전화를 끊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방과 후 선생님에게 다시 전화가 걸려온다.

“단풍이 어머님, 단풍이가 내려간 거 같은데 혹시 만나셨나요?”

“아니요, 계속 기다리고 있었는데 안 나왔어요.”

“어? 그럼 제가 내려가 보고 연락드릴게요 어머니.”

“그런데 선생님 오늘 수업 어디서 하셨나요? 공지하신 건 1-5반이었던 거 같은데요.”

“아 네 어머니 고학년 수업하고 시간이 겹쳐서 1-7반에서 수업했어요.”

“그럼 1학년 아이들한테 수업 끝나고 2층에서 내려가는 출구는 안내하셨을까요?”

“아니요, 그냥 엄마랑 약속한 대로 가라고 했는데 제가 출입구 쪽으로 내려가 볼게요. 단풍이 반에도 가보고요.”


전화를 끊고 황당한 마음,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고작 학교에 등교한 건 2일 , 1학년에게 학교는 미로나 다름 없을텐데 2층에서 길을 헤매다 어디서 울고 있는 건 아닐까? 나도 큰아이 수업때문에 가면 헤매곤 했었는데.

당장 건물 안으로 찾으러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으나 마음을 진정시켜 본다.

혹시나 건물 밖으로 나오는 단풍이와 엇갈리면 안 되니까.

1층 출입구와 2층 출입구를 왔다 갔다 눈과 발은 바삐 움직이고 손은 휴대폰을 들고 노려본다.

어디서라도 찾았다는 전화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그러다 담임 선생님께 연락을 드려본다.

“선생님, 저 단풍이 엄마인데요. 단풍이 교실로 갔을까요?”

“아니요 단풍이 어머니, 교실로는 안 왔어요. 어디로 갔을까요? 방과 후 선생님하고 제가 찾아보고 있어요.

찾으면 바로 연락드릴게요."


연락만 기다리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마음에 폭풍이 휘몰아친다.

자책과 불안감.

이럴 때를 대비해 휴대폰을 사줬어야 했을까.

아니면 혹시 엄마가 안 보여서 집에 간 건 아닐까.

경찰서에 연락을 해야 할까.

좌불안석 시간이 흐를수록 나의 무능함에 대한 회한의 소리가 들려온다.

그러다 단풍이를 찾던 두 선생님을 마주한다.

“혹시 어머니 단풍이하고 하교하고 만나기로 한 장소가 어디일까요?”

“항상 여기 1층 출입구 쪽에서 만나요. 제가 미리 와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안 나왔어요.”

“그럼 단풍이 신발장부터 살펴볼게요.”

“ 신발은 그대로 있네요. 실내화신고 나갈을리는 없고 더 찾아볼게요 어머니.”

흔들리는 선생님들의 눈동자, 1층과 2층을 오가며

단풍이를 부르는 소리.

그 소리가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킨다.

그리고 참고 참았던 감정이 눈물로 복받쳐온다.

지금은 울 때가 아니지, 단풍이를 찾는 일이 먼저다.

애써 눈물을 감추며 단풍이의 흔적을 찾는 일에 집중해 본다.

단풍아 어디 있니,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지.

엄마가 이렇게 찾고 있는데 어디에 있는 거니.


느지막한 오후.

학교에 엄마의 절규가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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