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 한 할머니.

이렇게 하면 건강해지는 거 맞죠?

by 주다


그녀를 처음 본 건 요가 교실에서였다.


“젊은 사람들 틈에 나이 든 사람이 배우려니 걱정이네요.”

라고 말씀하시던 그녀는 수업 이 시작되고 우아한 자세와 흔들림 없는 몸짓으로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뱃살하나 없는 유연한 몸. 요가자세를 유지하는 탄탄함.


나이 걱정하시던 그분 어디 갔나요.


후들거리는 내 몸을 부여잡으며 시선은 자꾸 그녀에게 가 닿는다.


어르신도 유지하시는데 버텨보자.


하지만 나의 몸뚱이는 내 것이 아니다.


괜한 승부욕이 불타오른다. 과연 그녀는 70세가 맞으실까.


젊다는 이유로 내 몸을 방치한 스스로를 반성하며 그녀의 근력과 탄성에 경외감이 차오른다.


하나 둘 셋, 넷다섯... 열 , 열둘셋넷다섯.. 열 , 셋넷다섯... 열


강사님의 끝나지 않는 카운트에 나의 몸은 부들부들


할 수 있어 너 이제 40이야 버텨라. 자신과의 싸움.


저. 호흡은 어떻게 하는 건가요. 숨 쉬는 게 이리 힘든 거였나요


요가 동작을 하면서 호흡이 꼬이고 숨을 참게 되는 이 아이러니.


가슴에 담이 올 거 같은데 이거 하면 건강해지는 거 맞죠.


1시간 반 동안 내 몸과 사투를 벌인다.


40 평생 이리 내 몸을 쓸 줄 모르고 살았구나를 느낄 때쯤


수업이 종료된다.


그녀에게 쏟아지는 관심 속


“어쩜 그렇게 잘하세요?”라는 질문에


요가와 수영을 함께 유지하고 계시다는 그녀.


수줍어하시는 말씀에 겸손함과 우아함이 묻어 나온다.


“멋있다”


내 몸의 위치를 알아가는 햇병아리에게 그분은 워너비다.


그날 저녁.


가을이에게 이 멋진 분의 소식을 전했다.


“엄마가 오늘 요가수업을 들었는데 70 세분이 계셨어. 요가도 하고 수영도 하신대.”


“그래서 뭐.”


관심 없다는 저 말투.


“너 70세에 뭔가를 도전하고 꾸준히 한다는 게 쉬운 건 지 알아? 너도 나이 들어봐, 오늘부터 엄마의 목표는 그분이야 너무 멋지지 않니? 엄마도 70세에 우아하게 늙을 거야.”


엄마의 흥분에도 관심 1도 없는 아들은


“응 그래” 하고 돌아선다.






그 뒤로 나의 운동력은 불타올랐다.

뱃살을 부여잡으며 그녀의 날씬한 허리를 떠올린다.

그리고 걷는다.

아이들을 학교로 들여보내고 오롯이 나만의 시간.

하천을 산책 삼아 1시간 반쯤 걸으면 만보가 채워진다.

하지만 그녀의 우아한 몸짓을 볼수록 나의 의욕은 한 단계 상승한다.

아직 부족하다. 주 5일은 걸어야 한다.

1주, 2주 고비를 넘기고 발걸음이 전보다 가벼워짐을 느낀다.

또한 피곤함으로 아이들에게 잔소리할 힘이 없다.

생각지 못한 일석이조의 효과.

이래서 사람은 운동을 해야 하는 거구나.


3주간의 걷기 성적표


나의 봄바람이 봄 같은 사람을 데리고 왔다.

눈앞의 그녀는 나를 설레게 하고 움직이게 한다.

어린 사람에게도 항상 존대의 말을 해주시고 웃으며 정답게 인사해 주신다.

결석한 번 없이 성실한 모습에 사람들의 장점을 찾아 칭찬해 주시는

그녀를 보며 머나먼 노후를 떠올려 본다.

온화하고 여유로운 미소로 다른 사람들을 포용할 줄 아는 사람.

겸손함 속에 강인함과 우아함을 겸비한 사람.

도전과 실패 속에서도 꾸준히 일을 지속해 나갈 체력이 있는 사람.


그저 주어지는 것은 없다는 걸 조금은 알 거 같은 나이이기에

오늘도 부단히 걸음을 떼어 움직여 본다.


30년 뒤의 나이스 한 할머니를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