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드남 Nov 28. 2022

정답이 있다는 착각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릴 수 있다 


대한민국 교육의 가장 큰 오류 중 하나가 '객관식 시험'이라는 의견을 본 적 있습니다.


각자의 의견을 바탕으로 다양한 정답이 존재하는 논술형 시험과는 달리,

객관식은 반드시 선택지에 명확한 정답이 있는 구조로

이 세상 어딘가에 정답이 있다는 가치관을 학생들의 마음속에 심어줄 수 있다고 합니다. 

('Why'를 궁금해하는 대신 '정답'을 암기해버리는 이유이기도 하죠)


하지만 인생을 살수록 12년 학창 시절 배움과는 달리 정답이 없다는 점을 여러 번 느낍니다. 



큰 틀은 같지만 내용은 조금씩 다른 영상들(출처: 유튜브)


이를 가장 먼저 느낀 영역은 제가 좋아하는 배드민턴입니다.


배드민턴에는 정석이라고 불리는 자세가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숙련도와는 별개로 다른 방법으로 치는 사람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단순 동호인이 아닌 국가대표 포함)


왜 그런 것일까요?


그들도 정석의 방법으로 입문하고 실력을 쌓았습니다. 

하지만 훈련 과정에서 각자의 체형, 플레이 스타일, 트렌드에 맞추어 조금씩 변형했고, 각자의 스타일을 만들었습니다. 


만일 이 세상에 단 하나의 정답(자세)만 있었다면,

모든 경기는 정답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 승리하겠지만

막상 경기를 보면 그들의 플레이 스타일은 다양하기 그지없습니다. 

(본인에게 최적의 플레이를 선택하고 만든 결과물=다양한 양상의 경기 영상)




실패와 친해지기 = 정답은 없다고 믿기


정답이 있다고 믿는 시기에는 실패를 인정하기 어려웠습니다. 

어딘가 있는 정답을 찾지 못한 제 무능력함을 인정하는 것 같았고,

헛된 짓을 할까 두려워 '정답'으로 분류된 것들을 따라 하기에 급급했습니다. 


허나 정답이 없다고 생각하니

새로운 시도에 대한 두려움이 덜해지고(이 또한 내 자산이니까)

실패 또한 정답을 향한 여정의 중간과정으로 여길 수 있었습니다. 


실패에 대한 유연한 사고는 보다 폭넓은 사고를 가능하게 해 주었으며,

끊임없는 학습과 건강한 소통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정답이 없기에 내 것을 시도하는 것이 낭비가 아닌 새로운 가능성의 시작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탄탄한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 스타트업에서 근무하고 있기에

'정답' 혹은 '체계'에 대한 갈증이 더 큰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일하면서 항상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은,

절대적인 참 혹은 명제는 존재하지 않으며

내가 찾는 것은 '현재'시점에 가장 정답에 '가까운' 것이며

정답은 언제나 바뀔 수 있기에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고 대비하자는 것입니다.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시장의 불확실성이 도드라지는 요즘에야 말로,

정답을 찾는 대신 변화의 바람에 반응할 수 있는 기민함과

실패를 인정하고 나아갈 수 있는 깡다구가 더 필요하다고 느껴집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노가다(반복업무) = 나만의 데이터 쌓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